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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잼버리 60만원짜리 텐트 임대료가 50만원…눈먼 예산 ‘펑펑’ [이런정치]
그늘막 텐트 등 5종 물품 대여에 13억6000억
판매가 5만~6만원 아이스박스도 5만5000원에
조직위 “간척지 설치 및 유지·보수 비용 발생”
정우택 “준비 미흡, 직무유기…계약과정 조사를”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 사용된 테이블·텐트 등 시설물 임차비용에 13억6000만원에 달하는 세금이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량 임차임에도 시중 판매가격과 큰 차이 없는 금액에 계약이 체결되면서 비용이 많이 늘어났다. 부실 운영 비판에 이어 예산을 ‘눈먼 돈’처럼 낭비했다는 비판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대별지급품 임차 내역’ 자료에 따르면 조직위는 ▷접이식 테이블 ▷등받이의자 ▷아이스박스 ▷야전침대 ▷몽골텐트 등 5종의 물품 임차 비용으로 총 13억5796만원을 사용했다. 조직위는 대회 시작 전인 6월 말부터 설치를 시작해 대회 종료일(8월 12일) 이후 반납하는 조건으로 지난 5월 A업체와 계약을 했다.

[영상=이건욱PD]

문제는 대량 임차임에도 시중 판매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비싼 가격에 단가가 책정됐다는 점이다. 그늘막으로 사용된 가로·세로 5m 길이의 몽골텐트의 경우 조직위는 총 1722개를 빌렸는데, 개당 50만원씩 지불했다. 텐트 임차에만 가장 많은 8억6100만원이 사용됐다. 같은 규격의 몽골텐트를 온라인에서 검색하면 임대가는 10만원대부터 시작된다. 온라인 판매가를 살펴보면 60만원대인 곳도 있다.

스티로폼 소재의 아이스박스(140L)는 개당 5만5000원에 총 1728개를 임차하면서 9504만원이 사용됐다. 시중에서는 동일 소재·용량의 아이스박스가 5만~6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이 밖에도 접이식 테이블은 개당 3만원에 6912개를 임차하면서 2억736만원이 쓰였다. 등받이의자(5500원·3만4560개)에는 1억9008만원이, 야전침대(7만원·64개)에는 448만원이 임차비용으로 쓰였다.

지난 5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에서 영국 참가자들이 퇴소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

조직위 내에서도 물품 임차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위 관계자는 “몽골텐트 임차 단가는 설치 및 유지·보수 비용이 포함된 것”이라며 “땅이 단단하지 못하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간척지 특성상 추가 기계설비와 관리 인력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또 “아이스박스 등 다른 물품도 대량 임차를 하다 보니 계약업체가 새롭게 구매하면서 비용이 커졌다”고 말했다.

정우택 의원은 “유치 확정 이후 6년이 지났음에도 간척지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인프라조차 준비하지 못한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라며 “국민 혈세를 쏟아부어 시중가격보다 높이 책정된 물품을 임차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물품 구매 및 업체와의 계약 과정에서 입찰 특혜·비리 등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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