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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계 천하람 만난 김기현…유승민도 안을까[이런정치]
金, 연찬회서 “계파 초월할 것”…천하람과 6개월 만에 회동
“다양한 인재 끌어 안아야”…與 내부서도 연포탕 기대감
“이준석과 다르다” 劉엔 선 긋기…柳 “공천 주려 하겠나”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천하람 당협위원장이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이준석계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각각 친윤과 비윤을 상징하며 당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사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제기된 수도권 위기설과 관련해 ‘계파 초월’ 인재 영입 기조를 밝힌 김 대표가 ‘비윤 끌어안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김 대표가 모든 비윤계를 포용할지는 미지수다. 연일 여권을 향해 비판 수위를 높이는 유승민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간 여권에서는 유 전 의원에 대해 ‘포용 불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십고초려해서라도 모시겠다”…이후 천하람과 국밥 회동

김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전남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에 앞서 천 위원장과 한 국밥집에서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최근 새만금 잼버리대회 사태 이후 호남 민심과 수도권 위기설, 지역 발전 등을 주제로 이야기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3월 전대 이후 처음으로 성사됐다. 김 대표는 당선 이후 천 위원장과 만남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불발됐다. 천 위원장은 최고위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전대 끝나고 식사 좀 같이 하자는 말씀을 여러 차례 주셨다. 일정 문제도 있고 타이밍이 잘 안 맞았는데, (대표가) 순천까지 오셨는데 제가 밥을 안 먹는 건 말 안 되지 않나”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새만금 잼버리와 관련해 전북 민심이 심상치 않다”며 “호남 전체에 대해 안 좋은 영향에서 나아가 수도권 선거에서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 당에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만남은 김 대표가 지난 28일 인천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계파 초월’ 인재 영입 기조를 밝힌 직후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당시 수도권 위기설에 대한 대안으로 인재 영입을 언급한 뒤 “계파를 초월할 것이다. 개인적 호불호도 아무 상관 없다”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인재라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통합을 상징하는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수도권·청년’ 이준석과 다른 ‘TK·잠룡’ 유승민
유승민 전 의원. [연합]

당 내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간 여권에서는 최다 의석이 집중된 수도권 선거 승리를 위해 중도층과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권 주류인 친윤 외에 확장성을 있는 인사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져 왔다. 한 영남권 의원은 “다양한 계층을 대표할 수 있는 인재들을 끌어 안아야 한다”며 “이준석 전 대표와 이준석계 인물들도 당연히 공천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이준석 대표 체제를 거치면서 보수정당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며 “청년층의 지지는 이번 선거에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비윤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서는 다른 반응이 나온다. 수도권·청년 이미지를 가진 이 전 대표와 달리 유 전 의원은 대구·경북(TK)에 기반을 둔 대선주자급 인물이라는 점에서다. 이 전 대표는 2016년 20대 공천과 2018년 재보궐선거, 2020년 21대 총선에서 모두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유 전 의원은 20대 국회까지 대구 동구을에서 내리 4선 의원을 지냈고 19대·20대 대선에 도전했다. 한 당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의 경우) 텃밭인 TK 공천을 줄 수도 없고, 험지 공천을 주면 오히려 체급을 키워주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여권에선 유 전 의원이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직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며 친윤계 지지를 받는 초선 김은혜 의원과 경쟁한 것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패배한 직후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유 전 의원은 대선 경선 이후에도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이제는 선을 넘었다고 봐야 한다. (이 전 대표와) 이야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대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홍보수석 등을 지낸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승민 의원의 경우에는 항상 조직 안에 있으면서 조직 안에다가 항상 수류탄 따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유 전 의원도 이달 초 한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공천권을 거의 100% 장악하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내게 공천을 주려고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 시간이 있는 만큼 가을까지는 깊이 고민할 것”이라며 “백지 상태에서 우리 정치를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 어떤 길을 가야할지에 대해 결심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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