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평생 키워주셨는데” 남겨진 딸의 애끓는 ‘사모곡’
故 강미옥 씨(왼쪽부터)와 강 씨의 딸인 이진아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와 사별하고, 평생을 고생만 하셨는데…”

홀로 남겨진 딸은 말을 잇지 못 했다. 故 강미옥씨는 둘째딸인 이진아 씨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남편과 사별하고 평생 두 딸을 키웠다. 무심한 하늘은 일평생 키워 온 큰딸마저 앗아갔다.

그럼에도 강 씨는 여전히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생전 그는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가 될 경우 장기기증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밝혔고, 결국 ‘5명’에게 새 생명을 준 채 먼 길을 떠났다.

“홀로 평생 키워주셨는데” 남겨진 딸의 애끓는 ‘사모곡’
故 강미옥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강 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등 새 생명을 주고, 하늘의 별이 됐다.

그는 지난달 22일 개인 사업장에서 일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치료를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 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감당하기 어려운 비보에도 이 씨는 어머니의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강 씨의 생전의 뜻을 이뤄주기 위해서다.

이 씨는 “(어머니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와 사별하고, 친언니(당시 22살)마저 사고로 떠나보냈다”며 “이 세상에 남은 건 엄마랑 저 밖에 없는데, 고생만 하고 떠나신 거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홀로 평생 키워주셨는데” 남겨진 딸의 애끓는 ‘사모곡’
故 강미옥 씨(왼쪽부터)와 강 씨의 딸인 이진아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마지막으로 이 씨는 어머니에게 못 다 전한 애끓는 사모곡을 전했다.

“우리 다음 생에 만나서는 오래오래 헤어지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 엄마는 내 인생의 전부였고, 삶의 낙이었어.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