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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익성’ 확보 못해서 SVB 사태 벌어져”…‘이자장사’ 비판에 대응 나선 은행권
2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가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광우 기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역대급 실적 달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자장사’ 비판을 우려한 은행권이 직접 대응에 나섰다. 건실한 수익성 확보가 없다면, 향후 경기침체 등 외부 충격에 대응해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29일 은행연합회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간담회를 개최했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는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은행의 본질적 역할이자 책무”라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외부충격에 대비한 충분한 자금과 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대 시중은행 각 사 전경.[각 사 제공]

이어 “경기침체나 외부충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은행의 수익성 제고는 시스템을 유지코자 하는 경제 환경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나 스위스 CS은행 등의 파산 사태가 안정적 수익확보에 실패해 발생한 대표적 사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즉, 고유업무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으며 이를 재원으로 위기 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게 은행권의 입장이다. 실제 은행권은 지난 7월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을 시 주요 시중은행들은 6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지난 8월에도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약 5조4000억원의 자금을 기업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박 상무는 은행이 적극적으로 사회환원 활동에 기여할 수 있었던 점도 자금과 자본을 꾸준히 쌓아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이 공공성에 기반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현재 은행들은 상생금융 활동 등을 적극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수익성 지표가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업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5.2%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0.4%의 총자산이익률(ROA)을 기록했다. 이는 ROE와 ROA 각각 10.2% 1.5%를 기록한 미국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박 상무는 “2000년대 중반 미국은행보다 높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현재 미국 ROE의 절반을 조금 상회하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증권·보험 등 타 금융업권 및 여타 주요산업과 비교했을 때도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최근 10년 ROE 평균(5.2)은 증권업(6.7), 보험업(6.8), 비금융업(6.2)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박 상무는 “국내은행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고질적인 저평가주’로 인식되고 있다”며 “자본시장을 통한 우호적 조건의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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