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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부동산 위기 진원지 헝다, 상반기 6조원대 손실
지난해 상반기 손실보단 축소
3년 연속 적자 불가피
중국 광둥성 선전시 헝다그룹 빌딩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원지인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올해 상반기 330억위안(약 6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헝다는 전날 공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664억위안)보다 적자액은 축소됐지만 반기기준으로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헝다는 연초 중국 부동산 시장이 반짝 회복을 보인데다 판매 재개를 적극 추진하는 등에 힘입어 매출이 1282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위기의 시발점인 부채는 지난해 말 2조4400억위안에서 2조3900억위안으로 소폭 감소했으며, 총자산 역시 같은 기간 1조8400억위안에서 1조7400억위안으로 줄었다.

헝다는 중국 3대 부동산개발업체로 꼽혔지만 당국의 대출 규제 및 엄격한 부채 요건 요구에 지난 2021년 말부터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

이 때문에 2020년 81억위안의 순이익을 냈던 헝다는 2021년과 2022년 모두 5820억위안에 달하는 거대한 손실을 냈다. 역대 홍콩 상장 기업 중 최대 적자규모로, 헝다가 2년 연속 손실을 기록한 건 지난 2009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헝다는 비록 올해 상반기 손실은 1년 전보단 감소했지만 중국이 소비-수출-부동산 부진의 ‘3중 위기’를 겪고 있어 연간 실적 역시 마이너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업계 1위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까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리는 등 대형 부동산 업체의 연쇄 파산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다.

다만 헝다는 강도 높은 채무 구조조정을 통해 곧 홍콩 증시에 거래재개를 신청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헝다 주식은 지난 3월 21일부터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헝다는 28일 채권단과 회의를 통해 32억달러 규모의 구조 조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헝다는 홍콩 거래소에 개선된 내부 통제 시스템이 상장 규칙에 따른 의무를 충족한다고 밝혔다.

앞서 헝다는 지난 17일 미국 뉴욕법원에 ‘챕터15’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챕터15는 외국계 기업이 회생을 추진할 때 미국 내 채권자들의 채무 변제 요구와 소송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규정이다.

헝다는 챕터15로 해외 채권자들로부터 채무 변제 시간을 확보하는 한편 아직 파산보호 신청을 하지 않은 중국에선 채권단 협의를 통해 채무 조정계획을 마무리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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