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경제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의 투자가 줄어들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도 감소하게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5일 '경제전망 보고서-글로벌 제조업 경기 평가 및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에서 "중국 투자가 1% 감소하면 우리나라 GDP는 0.09%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전체 평균보다 크고 일본(-0.08%)보다도 소폭 높은 수준이다.
중국 충격이 전 세계 127개 국가의 GDP에 미친 영향(1995~2021년)을 한은이 실증 분석한 결과, 중국 투자가 1% 감소할 경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GDP는 2년 후 약 0.0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주로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과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 두드러졌다.
아시아(-0.13%)와 아프리카(-0.15%) 국가들의 GDP 감소폭이 미주(-0.03%)나 유럽(-0.02%) 국가들에 비해 매우 컸다.
GDP 대비 대중 수출 비중이 3% 이상으로 중국과의 무역 연계가 높은 국가들의 GDP 감소폭은 -0.15%로, 다른 국가들(-0.03%)의 5배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회원국들(-0.19%)에 대한 영향은 회원국들(-0.02%)보다 컸다.
[한국은행 자료] |
중국의 투자가 글로벌 국가의 GDP에 미치는 영향은 소비의 영향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투자 확대는 해외 중간재와 자본재 수입을 유발해 다른 국가의 GDP를 유의하게 증가시켰지만 중국 민간소비 증가가 글로벌 생산에 미친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향후 중국의 성장동력이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될 경우 중국의 투자 둔화에 따른 글로벌 성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소비 증가로 충분히 상쇄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자료] |
한편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당분간 부진을 이어가겠으나 내년 이후에는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 마무리, 재화 소비 정상화, 재고 확보 재개 등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의 부동산 경기 부진 및 추세적 성장 둔화 등이 글로벌 제조업의 빠른 개선을 제약할 소지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중국 저성장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좀 더 긴 시계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이 글로벌 제조업 지형 변화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세계 교역구조 변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이러한 제조업 경기‧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수출시장 다변화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친환경 전환도 가속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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