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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억 넘는 오피스텔이 왜 이래?…슈퍼리치 발길 돌린 이유 [부동산360]
적은 주차 대수에 불만 제기
‘PH129’ 5.59대·‘에테르노 청담’ 5.3대·‘파르크한남’ 5.8대
강남구 청담동에 소재한 고가주택 ‘ph129’ 전경 [현대건설 홈페이지 제공]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최근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100억원대에 분양 중인 A 오피스텔은 주차장 크기가 분양에 발목을 잡고 있다. A오피스텔의 주차 대수는 가구당 2.9대인데 분양을 원하는 고객들이 차를 서너 대씩 가지고 있다 보니 주차 대수가 너무 적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최근 초하이앤드라고 하려면 기본 주차 대수가 5대는 넘어야 하는 것 같다”면서 “강남 노른자 땅에 넉넉한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초고가 주거를 중심으로 주차대수 확보가 사업의 성공을 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집 한 채에 100억원이 넘는 초하이앤드 주거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분양 관계자들도 주차공간에 신경을 많이 쓰는 추세다.

공시지가 기준 국내 최고가 공동주택으로 꼽히는 ‘PH129’ 아파트도 29가구가 거주하는데 주차대수는 162대로 세대당 5.59대에 이른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분양받은 것으로 유명한 ‘에테르노 청담’은 세대당 5.3대(29가구·주차대수 154대)로, 가수 태양이 신혼집을 꾸린 ‘파르크 한남’도 세대당 5.8대(17가구·주차대수 100대)나 된다.

전용 리프트를 이용해 슈퍼카를 집 내부에 주차를 할 수 있게 한 강남구 청담동 ‘워너 청담’, 신사동 ‘더 피크 도산’, 부산시 ‘해운대 더 마레’ 등도 남들과 다른 주차장을 앞세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급주거 전문 분양사 관계자는 “하이앤드를 넘어 하이퍼앤드라 불리는 초고급 주거의 경우 주차공간도 일반 주차장에 비해 넓게 설계한다”면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차들도 있다보니 문콕 사고방지까지도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공동주택의 세대당 주차대수는 정부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공동주택의 주차장 설치에 관한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공동주택은 집 면적당 주차 대수를 비율로 산정해 그 이상의 주차장을 설치해야 한다. 대략 세대당 주차대수가 1대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하는데 이는 지역에 따라 조례로 강화하거나 완화할 수도 있다.

최근 일반 아파트들도 세대당 보유 차량이 증가하면서 주차갈등이 심화하자 국토부는 올해 초 법정 기준 이상으로 주차공간을 확보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에 대해 분양가를 가산할 수 있게 하기도 했다.

결국 법정 주차대수를 훌쩍 뛰어넘는 주차장을 제공하다 보니 분양가에 해당 자릿값도 포함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다른 시행사 관계자는 “불어난 공사비를 감당하고서라도 최근에는 지하를 깊게 파 주차대수를 늘리고 그만큼 분양가격을 많이 올린다”면서 “나중에는 서울에서도 홍콩처럼 주차장을 수억원을 들여 따로 사야 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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