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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경제 강하다” 입 연 시진핑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담을 앞두고 프리토리아 유니언 빌딩에서 남아공과 경제 파트너십 발전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시릴 라마포사(오른쪽) 남아공 대통령으로부터 남아공 훈장을 받고 아프리카의 G20 진출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날로 확산되는 중국 경제 위기와 관련해 처음으로 직접 입을 열었다.

시 주석은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비즈니스포럼에서 “중국 경제는 강한 회복력과 엄청난 잠재력, 큰 활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왕원타오 상무장관이 대신 발표한 성명에서 시 주석은 중국 경제의 강점인 초대형 시장과 풍부한 고급 노동력 그리고 성장의 반열에 오른 산업 시스템 등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 경제라는 거대한 배는 계속해서 바람을 타고 파도를 가르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 주석의 성명은 소비와 수출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유동성 악화로 부동산 시장마저 흔들리면서 자칫 중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뒤 나온 첫 공식 입장이다.

앞서 JP모건은 당초 6.4%였던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4.8%로 대폭 낮췄다. 영국 바클리스와 일본 노무라 등 주요국 투자은행(IB)들도 중국 성장률 기대치를 4% 후반대로 조정했다. 모두 중국 당국의 공식 목표인 5%를 밑돈다.

하지만 시 주석의 목소리는 외부의 불안한 시선과 달리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다. 이는 서방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중국 내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 경제 체력과 정책 추진의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이번 위기로 집권 3기를 열면서 내걸은 ‘공동부유’ 정책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을 일축했다.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가 위기감이 커지던 지난 15일 갑자기 공동부유를 장기적 사명이라며 인내심을 강조한 시 주석의 지난 2월 연설을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시 주석의 자신감이 안팎의 우려를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근거 없는 호언장담은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1일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0.10% 내리며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당초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 속에 위안화 가치가 16년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오히려 사태를 키웠다.

당장 미국 정부는 중국이 발표하는 통계조차 믿지 못하겠다며 신뢰 문제를 본격 제기했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청년실업률을 비롯한 중국의 기본적인 정보 공개에 있어 불투명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를 위해선 중국도 미국처럼 정보의 투명성과 공개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초기인 2010년대 초 외부에 공개되는 중국 당국의 공식 통계 건수는 8만개를 웃돌았지만 최근엔 1만개 가량으로 대폭 줄었다.

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중국 정부는 아마도 어려운 환경을 모호하게 밝힘으로써 자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데이터를 숨기는 것은 단기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이 심각하게 망가졌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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