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연필사건' 가해 학부모…경찰 간부-검찰 수사관 부부였다
숨진 서이초 교사[유족 측 공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른바 ‘연필 사건’ 가해 학생의 학부모가 현직 경찰 간부와 검찰 수사관 부부라는 주장이 나왔다. 학부모의 직업 때문에 고인이 받은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찰 수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문유진 변호사는 22일 복수의 언론에 이같이 밝혔다. 부부 중 아내는 현직 경찰 간부(경위)이며, 남편은 검찰 수사관으로 알려졌다.

문 변호사는 이날 KBS에 출연해 “연필 사건 당일인 지난달 12일 해당 학부모와 숨진 교사가 두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필 사건’은 숨진 서이초 교사의 학급에서 한 학생이 자신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려는 상대 학생을 막으려다가 이마에 상처를 입은 일이다. 고인은 해당 사건으로 극심한 학부모 민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생전에 '연필 사건이 잘 해결되었다고 안도했으나, 관련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변호사는 “가해 학생 학부모는 12일 3시 30분 고인에게 전화를 두 차례 건 뒤, 밤 9시 1분에도 문자를 보냈고 다음 날에도 업무용 메신저에 재차 문자를 남겼다”면서 “고인이 해당 학부모의 직업이 경찰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만큼, 상당한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경찰청 관계자가 지난 14일 '학부모들의 범죄 혐의는 찾지 못했다'며 말한 내용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당시 해당 관계자는 “고인의 통화내역 등을 살펴본 결과,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직접 전화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 경찰 측은 고인과 학부모가 ‘업무용 휴대전화’로 통화를 한 사실은 있으나 ‘개인 휴대전화’로 연락을 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경찰 학부모가이 연루돼 있는 사건이어서, 경찰이 해당 학부모를 보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경찰은 “학부모의 직업은 공개할 수 없고, 진행 중인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