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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박스 4만원 되겠네”…추석 앞두고 ‘복숭아님’ 귀해진 사연 [푸드360]
서울 성북구의 한 과일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는 복숭아. 3개에 1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 가게 점주는 “냉해 피해 때문에 여름 복숭아가 더 귀해졌다”고 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말도 마세요. 물렁한 건 3개에, 딱딱한 복숭아는 2개 (1)만원에 팔아요. 냉해 피해 때문에 여름 복숭아가 더 귀해졌어요.”

최근 복숭아가 2~3개에 1만원에 팔리며 평년 대비 50% 이상 높아진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과일 상인과 유통업계는 착과 시기인 봄철에 발생한 냉해로 인한 피해에다 여름 장마, 폭염 등 기상 변화가 겹친 것을 그 배경으로 보고 있다.

“1만원에 복숭아 2~3개”…평년 대비 50%↑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복숭아(백도·10개·상품)의 가격은 전날 기준 2만7534원으로 평년 대비 50.2%나 비쌌다. 헤럴드경제가 직접 과알 판매점을 확인한 결과, 서울 소재 마트에서는 6개(약 2㎏)가 든 소형 1박스가 2만원, 소규모 과일가게의 경우 3개 1만원에 각각 복숭아를 판매하고 있었다. 개당 3000~4000원인 셈이다.

한 과일가게에서 판매 중인 복숭아 김희량 기자

올해 복숭아는 개화기였던 봄의 냉해 피해와 우박, 이어진 폭우, 폭염 등 여름 기상 변화로 생육 자체가 부진한 상황이다. 한 대형마트의 과일 MD는 “복숭아는 꽃이 먼저 피고 그것이 착과돼 과실로 이어지는데 개화기 냉해 피해로 결실 수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에 따르면 지속된 장마 등으로 낙과와 핵할(核割·성숙 전에 과일의 핵이 갈라지는 것) 피해는 물론 세균구멍병, 탄저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기상변화로 결실 줄고 낙과·핵할 증가

복숭아 전체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12% 감소한 18만t 내외가 될 전망이다. 재배면적은 지난해 대비 0.7% 줄어든 2만172㏊ 수준이지만 착과 수가 줄어들고 집중호우로 인한 낙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농경연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복숭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9%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서울 거주 30대 직장인 이모씨가 구입한 복숭아 사진. 핑크빛으로 알려진 복숭아 과피 색이 균일하지 않거나 반점이 보인다. [독자 제공]

10개 내외가 들어있는 복숭아 한 박스(4㎏대)는 3만6500원~3만8000원인 곳도 적지 않아 추석을 앞두고 4만원대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알이 크고 상태가 좋은 복숭아의 희소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농업관측센터의 표본농가·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년 대비 ‘좋음’ 평가를 받은 복숭아는 천도계와 유모계 각각 5.8%와 10.4% 수준이다. 절반이 넘는 천도계(60.1%), 유모계(67.4%)가 생육이 ‘나쁨’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품질도 과거와 다른 상황이다. 핑크빛으로 알려진 복숭아 과피 색이 균일하지 않거나 반점이 보이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추석 오는데…샤인머스켓만 내려, ‘金숭아’ 되나

서울 거주 직장인 30대 이모 씨는 “복숭아를 최근 개당 4000원을 주고 샀다. 커피 가격이지 싶었다”며 “그런데 과일 색마저 평소 같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제공]

추석이 약 한 달 뒤로 다가온 가운데 포도(샤인머스캣)를 제외한 사과(전년 대비 19% 감소), 배(22% 감소), 단감(5% 감소) 등 대부분의 과일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부진한 상황이다. 다만 포도 품종 중 샤인머스캣이 유목(幼木)의 성목화(成木化)로 전년 대비 출하량이 19% 증가해 전반적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배의 경우 지난해 배 농사가 풍년을 맞으면서 저장배(신고)가 일시적으로 평년 대비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생산된 햇배는 일조량 부족으로 당도가 떨어져 전년보다 더욱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유통업계에서는 이에 샤인머스캣 등 비교적 작황이 양호한 포도 물량 등을 대안적으로 확보해 과일 수요를 맞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숭아를 비롯한 일부 과일이 날씨 영향으로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줄어들면서 생산량 감소로까지 이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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