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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세수 부족에 대출금리 오르나
국채발행 증가→채권가격 하락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美 금리도 21년래 최고 수준

정부가 역대급 세수 부족 상황에 놓인 가운데, 그 여파가 소비자들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정 충당을 위한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 채권가격 하락(금리 상승)에 이은 대출금리 상승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근 국채 금리가 15년 만에 최고점을 기록한 미국 또한 대출금리가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는 등 홍역을 앓고 있다.

▶‘금리쇼크’ 맞은 美국채 10년물...한국도 피하기 어렵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일 4%대를 넘어선 이후 17일 4.3%까지 올라, 2007년 11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2년물 금리도 4.99%까지 상승해, 5%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는 최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Fed(연방준비제도)가 긴축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데 따라서다. 연준 의원들은 물가상승률 목표치 2% 달성을 위해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채 발행량 증가도 금리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분기별 국채 발행량을 종전 960억달러에서 1030억달러로 늘렸다. 코로나19 기간 쌓인 31조3810억달러가 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다. 채권금리 상승에 따라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 평균은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인 7%대까지 치솟았다. 연간 증가폭만 2%포인트가 넘는 상황, 전문가들은 금리 8%대 진입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9조7000억원 감소한 17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연말 세수 전망치는 356조 수준이다. 본예산 400조5000억원보다 44조원가량 부족한 수치다. 사실상 ‘역대급’ 세수 부족이 확실시 됐지만,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경기 ‘상저하고’ 전망 또한 불투명해지며, 정부는 난관에 봉착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현재 미국과 같이, 국채 발행이 곧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채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시장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그런데 발행량이 늘면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 또한 오른다.

▶소비자들 이자 부담은 이미 ‘한계치’=현재 은행권 대출금리는 인하 움직임이 계속된 올 상반기에 비해 소폭 오른 상태다. 그러나 인하 기대감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취급된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6월 기준 49.2%로 3월(42.5%)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변동금리 선호가 높아진 결과다. 잔액 기준 변동금리 비중은 80%를 넘는다. 추가 대출금리 인상이 시작될 시 소비자들의 금리 부담 또한 즉각적으로 반영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크다.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2.2%로 OECD 가입국 중 1위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기준 1068조1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6조원가량 증가했다.

미 국채 금리 상황 또한 국내 대출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치솟은 지난 17일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 5년) 금리는 4.41%로 지난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 국채 금리의 상승 여파도 이미 반영된 상황, 국내 국채 발행 이슈가 생긴다면 대출금리는 더 직접적인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이 올해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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