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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 전관 전면배제, 취지 좋지만 해결책 아냐”
업계 “설익은 대책” 우려 목소리
업무능력 갖춘 업체 찾기 어려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관 카르텔 논란’ 돌파를 위해 퇴직자가 재취업한 전관 업체와의 용역계약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LH는 계약 해지에 이어 전관업체가 용역에 아예 참여할 수 없게 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다만 이를 두고 취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전관이 있는 업체를 배제하면 현실적으로 업무 능력을 갖춘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아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관과의 계약 중단 및 해지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조언도 이어진다.

22일 국토교통부와 LH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철근 누락’ 아파트 명단 발표 이후 체결한 설계·감리용역 중 전관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 계약 11건을 취소했다. 계약금 규모는 총 648억원이다. 현재 입찰 공고와 심사 절차를 진행 중인 설계·감리 용역 23건도 용역 절차를 중단한다. ‘LH 퇴직자 미보유 업체 가점 부여 및 퇴직자 명단 제출 의무화 시행’과 ‘전관업체의 설계 및 감리 용역 참여 전면 배제 방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참여 전면 배제는 기획재정부 특례 승인 등 절차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관련 업계에선 LH 공사의 전관 업체 배제가 철근 누락 사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견해가 업계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재취업한 전관이 있는 업체가 공사를 쉽게 따내 부실하게 일한 것은 문제지만, 설계·시공·감리 등 공사 전단계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작업보다 전관에만 초점을 맞춘 대책으로 논의가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이권 카르텔 혁파를 위한 의지는 공감하나 다소 설익은 대책이란 지적이 잇따르는 배경이다.

무엇보다 다수의 퇴직자를 배출해온 LH의 구조상 그들이 재취업한 회사가 업계 전반에 다수를 점한다는 게 문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구조 설계를 맡는 사무소 중에 LH 전관이 없는 회사를 찾는게 더 힘들다”라며 “LH가 발주한 대형 사업도 규모 있는 업체들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 대책은) 직접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고은결·신혜원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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