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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 볼 때 담배 피우면 잘 나온다” 이거 괜한 소리 아니었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변 보기 전에 담배 하나 피워야겠다.”

흡연자들에게는 유명한 ‘속설’이 하나 있다. 바로 담배를 피우면 대변이 잘 나온다는 것이다. 심지어 금연에 나선 후 변비에 시달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기분 탓일까, 아니면 정말 그런 흡연이 배변에 도움을 주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의학적으로도 담배는 ‘일시적으로’ 장 운동에 도움을 준다. 흡연이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단, 전문가들은 이 같은 효과가 일시적일 뿐, 장기적으로는 장의 민감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해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윤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 캡쳐]

한윤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에 따르면 흡연 시 니코틴, 타르 등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트콜린 분비를 촉진시킨다.

장 운동은 아세트콜린의 수축, 세르토닌의 이완에 따라 결정된다. 아세트콜린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세르토닌도 나오게 되고, 이로 인해 장의 수축·이완 등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흡연자들이 느끼는 원활한 배변 활동의 비밀은 여기에 있다.

금연 시에 느끼는 ‘변비’도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떨어지는 데에 기인한다.

하지만 한 교수는 이 같은 효과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고, 장기적으로는 장의 민감성을 높이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커피의 카페인 효과와 마찬가지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잦은 카페인 섭취로 잠을 쫓을 수 있으나, 이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몸에 좋지 않다.

변비라고 느끼는 감정도 니코틴에 따른 배변이 일상적으로 이어지는 데에서 온다. 금연으로 인해 신경전달물질이 과하게 전달되지 않은 정상적인 상태를 개인은 ‘비정상’으로 착각하는 셈이다.

한 교수는 “담배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기 때문에 흡연이 배변 활동에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니코틴이 아세트콜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이로 인해 장 운동이 일시적으로 원활해지지만, 장의 아세트콜린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 더 큰 자극을 위해 더 많은 담배를 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럴드DB]

그렇다면 흡연을 대신해서 장 운동을 촉진할 만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이를 위해 한 교수는 식이섬유 섭취, 적당한 식사량, 운동을 통한 장 자극 등을 추천했다.

그는 “식사량이 너무 적어도 변이 나오지 않고, 운동 등을 통해 장을 자극하면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쾌변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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