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 위원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 재논의를 위해 열린 임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오전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민지·김지헌 기자]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임시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 관련, 삼성에는 과거처럼 정경유착이 벌어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경련 인사·운영에도 정치권 개입이 차단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전경련의 강도 높은 쇄신안이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오늘 임시회의에서 삼성의 전경련 가입 여부 어떻게 결정이 됐는지

가입·미가입을 준법위가 확정적으로 권고를 하지는 않고, 준법위의 우려를 먼저 전달하고, 만약에 최종적으로 삼성에서 (가입을) 결정을 했을 경우 어떠한 조건 하에서 활동해야 된다라는 것을 권고했다.

-가입 관련해 준법위에서 어떤 우려들이 나왔나.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정경유착의 고리를 정말 완전히 단절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가장 큰 논의의 대상이었고, 전경련의 인적 구성 및 운영에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라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다. 그래서 전경련의 혁신안에 대해서 준법위에서 여러 차례 검토를 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최종적인 준법위 의견을 낼 때까지 숙고를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현재의 전경련의 혁신안은 단순히 선언에 그칠 뿐이고, 실제로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 그리고 그것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준법위로서는 현재 시점에서 우려스러운 입장이라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럼 삼성 계열사들의 이사회에서 어떤한 것을 고려를 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전달을 했나

▶만약 가입했을 경우에 전경련의 정경유착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그 운영 및 회계의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자체 내에 철저한 검토를 거친 후 결정하는 것을 권고했다.

-구체적인 승인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제시됐던 것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이야기들이 좀 오갔나.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전경련에 만일 가입하는 경우, 정경유착 위반 행위가 있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권고하는 것 이외에 다른 조건들도 권고했다. 그런데 그 구체적인 내용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면, 이사회와 경영진이 자유로운 의사를 결정하는 데 오히려 구속될 것이기 때문에,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 내용을 미리 말씀드릴 수는 없음을 양해 바란다.

-2017년 2월에 삼성 계열사들이 전경련을 탈퇴할 당시와 지금, 전경련과의 정경유착의 고리 가능성을 두고 달라진 점이 별로 없다 이렇게 판단하는 건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철저한 준법 감시라고 생각한다. 삼성이 과거처럼 정경유착에 개입하는 일은 최소한 준법감시위원회의 통제와 감시 하에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전경련에서도 준법감시위원회에 준하는 독립적인 기구를 통한 운영이 쇄신안에 담겨져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가 심도 있게 검토를 했다.

-오늘 어떤 결론은 안 나왔다고 말씀하셨지만, 여러 가지 조건들을 제시하신 걸 보면 이 조건을 전제로 한 사실상 승인이라고 이해를 해도 되나.

▶그것은 회사(삼성) 이사회와 경영진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저희는 현 시점에서 그 쇄신안이 전경련 혁신안이 정경유착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전경련의 인적 구성과 운영과 관련해 어떠한 명목이든지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권고했다.

-준법위원들 간 의견을 찬반으로 나눈다면 표는 어떻게 나왔나

▶위원회 규정상 출석의원 과반수의 의사정족수와 참석한 위원들의 과반수의 의결 정족수로 돼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운영위원회를 운영하면서 단 한 차례도 만장일치가 아닌 다수결로 결의한 적은 없다. 오늘 권고한 내용 역시 모든 위원님들이 합의점을 찾아서 전체적으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