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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경제 디플레 ‘경고음’...한국 수출 반등 ‘발목’ [중국발 경제불안]
반도체부터 화장품까지 수출 영향권
중간재 수출 비중 높은 한국 타격 커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하반기 우리나라 수출 반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수출국 지위를 지키고 있다. 대중 수출 회복 없이는 ‘수출 플러스’ 달성이 근본적으로 어려운 이유다.

17일 학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 15일 7월 소매판매·산업생산·투자 등 주요 경제 지표를 발표한 뒤 중국 안팎에서 경기 침체 심화 우려가 급속히 커졌다.

내수 경기 가늠자인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거두고 경제 활동을 재개한 ‘리오프닝’ 이후인 지난 3월 10.6%까지 올랐고 이후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지만, 6월 3%대로 급속히 떨어지더니 이번에 더 내려갔다.

7월 산업생산 증가율도 3.7%로 전월(4.45%)과 시장 전망치(4.5%)에 못 미쳤다. 오랜 부동산 침체로 대형 부동산 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1∼7월 부동산 투자도 작년 동기보다 8.5% 하락했다.

앞서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각각 0.3%, 4.4% 하락했다. 두 지수 상승률이 나란히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심했던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와 교역에 직접 영향을 주는 수출입 위축 흐름도 뚜렷해졌다. 수출은 최근 3개월 연속으로, 수입은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 감소세다. 특히 중국의 7월 수출 증가율은 -14.5%로 코로나19로 경제 충격이 가장 컸던 2020년 2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의 수출입 부진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중간재의 약 75%가 중국 내수에, 나머지 25%정도가 제3국으로 향하는 수출품 제조에 쓰이는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째 마이너스권에 머물렀다. 올해 1∼7월 대중국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25.9% 감소했다.

오랜 대중 수출 부진에도 여전히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액(7398억달러)과 총수출액(3575억달러)에서 중국 비중은 각각 20.9%, 19.6%에 달했다.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MTI 831110)의 경우 1∼7월 수출액(250억달러) 중 대중국 수출 비중이 약 45%(112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의 경기 침체 속에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받는 타격이 다른 나라보다 유독 크다는 점도 중국의 추가 경기 악화가 우려되는 이유 중 하나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수입이 지난해보다 6.7% 감소한 상황에서 같은 기간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율이 중국 해관 분류상 ‘주요 국가·지역’ 23곳 중 가장 높은 24.9%를 기록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이 특히 많이 감소해 작년 말까지만 해도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4%였지만 올해 6월 말 기준 6.1%까지 떨어졌다.

중국 경기 회복이 늦어질수록 한국의 주력 대중 수출품인 반도체, 화학제품, 무선통신 기기 부품,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제조 장비 같은 중간재부터 화장품 같은 소비재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의 수출 전망이 밝아지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10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상저하고’ 경기 실현을 위해 ‘수출 플러스’에 주력하는 정부는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시황이 개선되면서 이르면 가을께 월간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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