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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보다 심각한 中 ‘그림자금융’…부동산 위기 확산 우려
중국 베이징의 중심상업지구 인근 교차로에서 시민들이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사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에 이어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中融)국제신탁도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중국 부동산 침체가 그림자 금융 위기와 맞물려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사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촉발한 부동산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과 얽힌 중국 그림자금융의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면서 중국발 경제 위기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中融)국제신탁의 베이징 본사 앞에서 20여 명의 투자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만기가 지났는데 왜 원금과 이익금을 돌려주지 않느냐. 돈을 돌려줄 때까지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룽신탁 투자자들이 지역 지사를 방문해 항의하는 내용은 현지 온라인 등을 통해 전해졌다. 본사까지 몰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룽신탁은 중국 내 최대 자산운용업체 중즈(中植) 계열 신탁사다. 3500억위안(약 64조원) 규모 만기상품에 대한 상환을 연기, 부동산발 금융위기에 사실상 불을 붙인 주체 중 하나다.

통신에 따르면 중룽이 올해 안에 만기를 맞는 상품은 모두 270종, 금액으로는 395억위안(약 7조2200억원)에 달한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릉신탁이 최근 투자자들에게 지난 8일 만기가 된 상품들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하순 이후 10개 이상의 상품에 대한 지급도 이미 연기된 상태다.

중룽 투자자의 시위 사건에 대해 블룸버그는 “컨트리가든 사태로 불거진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금융 부분으로까지 이미 전염됐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신탁회사들의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의 약 10%인 2조2000억위안(약 402조원)에 달한다. 부동산 신탁회사는 고객의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회사로, 만기가 되면 약속한 이자와 함께 원금을 고객에게 돌려줘야 한다.

신탁회사는 그동안 부동산의 그림자 금융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경고를 받아왔다.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 전통적인 은행과 달리 규제에서 벗어나 있거나 암묵적으로 규제 적용을 받지 않아 자금이 얼마나 얽혀 있는지 추측도 쉽지 않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1998년 주택상품화 이후 20년 넘게 가파른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판매 증가, 손쉬운 레버리지 활용 등이 선순환을 이루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와 시진핑 3기의 ‘공동부유’ 정책에 따른 레버리지 규제가 강화가 맞물리면서 유동성 위기와 디폴트 우려가 본격화하고 있다.

급기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위험이 높다며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중국 부동산 침체발(發) 신용위기가 그림자 은행 우려와 함께 고조되고 있다. 비구이위안의 매출은 전체 중국 부동산 시장의 8.1%를 차지할 정도로, 디폴트가 현실화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구이위안은 전날 상하이 증시 공시를 통해 “현재 회사채 상환에 불확실성이 크다”며 위기를 인정했다. 또 중룽에 이어 중신(中信), 중성(中誠), 우광(五鑛) 등 다른 대형 신탁사들도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금리자 금융 위기 전염을 막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부동산 위기가 금융 시스템에 긴장을 유발하고 신용 확산을 저해하면서 성장을 저해하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 문제”라며 “이는 다시 부동산 시장 침체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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