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장성보험 비중 확대
매각 밸류 바로미터 내재가치 '순증'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4년 전 롯데손해보험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서 2023년을 중요한 분수령으로 설정했다. 회계기준이 변경되는 점에 주목하고 사업 체질 개선에 공들였다.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 기반을 다졌고 이제 성과로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매각 밸류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내재가치 순증가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롯데손해보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194억원의 장기보장성보험 신규월납을 확보하며 총 2650억원의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추가 확보했다. 6월 말 기준 CSM은 1조9634억원을 기록하며 연초 대비 1629억원 순증가했다.
올해부터 새로운 보험회계 기준 IFRS17이 적용되면서 CSM 상각액이 손익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미래의 이익을 보여주는 CSM 규모와 신계약을 확보하며 이를 유지하는 역량이 앞으로 손익으로 드러나게 된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10월 롯데손해보험 경영권을 인수한 시점부터 영업환경 변화에 대응할 준비에 매진했다. CSM 확보를 위해 보장성 보험 판매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까지 장기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1조277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연간치가 1조2843억원이던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는 뚜렷하다. 원수보험료 내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은 인수 첫해 52.6%에서 올해 상반기 84.9%로 끌어올렸다.
수익 기반이 탄탄해지면서 순자산(자기자본) 역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별도기준 순자산은 1조4511억원으로 연초 대비 7%가량 증가했다. 2019년 말 9658억원과 비교하면 50% 늘었다.
현재 체급을 보여주는 순자산과 장래에 실현할 이익인 CSM을 합산한 롯데손해보험의 내재가치는 6월 말 기준 3조414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인만큼 시가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추후 매각 밸류는 내재가치와 연동될 개연성이 크다는 평가다. 1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375억원을 기록 중이다.
보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8일에는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을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 앨리스(ALICE)를 정식 출시했다. 간편한 가입은 물론 보험계약 조회, 보험금 청구 등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보험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각종 콘텐츠도 제공한다.
롯데손해보험은 연내 영업지원 플랫폼도 선보일 예정이다. 2025년까지 보험업 전 과정에서 디지털 전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JKL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9년 인수 당시 구주와 신주 인수에 총 7296억원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인수금융 조달 비중은 약 39%인 2831억원이다. 내년 10월 인수금융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차환이나 매각을 통한 엑시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JKL파트너스의 롯데손해보험 주식 소유 비율은 77.04%다.
시장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제도 안에서 롯데손해보험 재무상태의 정합성 여부를 파악하려면 올해 사업보고서를 봐야 할 것"이라며 "원매자 역시 판단할 시간이 필요해 현 시점에 본격적으로 움직이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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