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지난해 성인지 예산, 전년 대비 10조↓…정책 성 감수성 저하 우려
“성인지 대상사업 분류 체계의 개선 필요”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지난해 성인지 예산 규모가 전년에 비해 약 10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이 남녀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분석해 재정 운영에 반영하는 예산이 줄어들면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집행될 때 성감수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정부의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와 ‘2022회계연도 성인지 결산서’에 따르면, 2022회계연도 성인지 예산의 집행규모는 25조9626억원으로 2021회계연도의 36조2763억원 대비 10조3137억원 감소했다.

성인지 예산 제도는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미리 분석해 이를 재정운영에 반영하는 제도로, 국가재정법과 국가회계법에 관련 내용을 명시해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예산의 수혜를 받도록 하고 있다.

세부 내역을 보면,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의 경우 성인지 결산서 작성기관은 전년의 38개 대비 1개 증가한 39개이고, 대상사업 수는 전년의 225개 대비 19개가 증가한 244개이다.

그러나 집행규모는 예산현액 10조09461억원 중 10조1051억원이 집행돼 전년의 17조8942억원에 비해 7조7890억원이 줄었다.

기금의 경우 성인지 결산서 작성기관은 전년의 14개에서 1개가 감소한 13개이고, 대상사업 수는 전년의 79개 대비 18개가 증가한 97개이다.

집행규모는 계획현액 16조2104억원 중 15조8575억원이 집행돼 전년의 18조3821억원 대비 2조5246억원이 줄었다.

성인지 예산이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증감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는 큰 폭으로 줄었다.

2018년(7.9%)까지 증가세를 보였지만 2019년에 5.4%로 감소했고, 2020년과 2021년에는 6.2%, 6.3%로 다시 증가했다 2022년에 4.5%로 감소했다.

예산 규모의 축소와 함께 해당 사업의 집행에 있어서도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 아동복지교사 파견지원 사업은 남성 교사가 필요하다는 민원이 많아 아동복지교사의 여성비율을 2022년 97.7%에서 2023년 09.0%로 하향조정했다.

여성 쏠림 현상이 심한 이같은 사업에서는 남성의 참여나 수혜를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이를 현행 성인지 대상사업 분류체계에서는 구분하지 않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강만원 국회 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해마다 정책적 이슈에 따라 선정하는 성평등 추진 중점사업에서 직접목적 사업이 제외되고 간접목적 사업이 선정되는 등 성인지 대상사업의 우선순위에 있어 혼선이 있다”며 “유형별 분류방식을 개선해 각 성인지 대상사업이 성별영향평가 결과에 따른 것인지, 성평등 추진 중점 사업인지 등의 내용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성인지 대상사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분석관은 또 “성인지 예·결산 협의회가 성과평가 결과의 반영여부나 반영의 충실성 등을 감안한 예산의 가감 등 이행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th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