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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2차전지 소재기업인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 에코프로의 주가가 최근 주춤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100만원이 넘는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코프로의 현 시가총액을 직원수로 나누면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60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 기업의 시총은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산업 전망 및 시장 수급 등으로 결정되지만, 직원수로 나눌 경우 회사 구성원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시장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반대로 1인당 시총이 지나치게 과대할 경우 고평가 지적을 면키 힘든 것도 사실이다.

16일 에코프로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에코프로의 총 직원수는 142명이다. 14일 기준 에코프로의 시총이 29조1040억원이므로, 직원 1인당 2050억원의 시총을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에코프로의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시총 31조10008억원)의 직원수는 1330명으로 1인당 시총은 234억원 가량으로 에코프로의 9분의 1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직원수는 작년말 기준 12만1404억원이다. 삼성전자 시총이 401조7664억원이므로 직원 1인당 시총은 33억원 가량이다. 에코프로와 비교했을 때 62분의 1 정도에 그치고 있다.

에코프로 주가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으로 새로 편입됐다는 소식에도 연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4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보다 3.87% 떨어진 10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지난 11일에 이어 이틀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날 에코프로비엠도 전 거래일보다 1.70% 하락한 31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10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 10일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MSCI는 8월 정기 리뷰에서 한국 지수에 에코프로, 한미반도체, 한화오션, JYP Ent.를 새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5월 정기 리뷰에서 편입 유력 종목으로 꼽혔다가 극단적 가격 상승 조건에 걸려 편입이 불발된 바 있으나 이번엔 편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수급상 호재에도 주가는 지수 편입 발표일 이후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11일에도 주가는 전일 대비 2.49% 떨어진 113만7000원에서 거래를 마감했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에코프로가 MSCI 한국지수 편입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이 이슈는 지난 7월 중 이차전지주 주가 상승의 주된 동력이었던 만큼 오히려 주가 상승 재료가 소멸했다고 인식돼 매도 물량이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에코프로 주가 추이 [네이버증권]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올 들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모두 1조345억원어치 매집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시장 전체적으로 '포모'(FOMO·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익을 얻을 기회를 자신만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인식 확산에 개인이 묻지마 식으로 몰려 과열 논란이 제기된 2차전지주 주가는 이달 들어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져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1년 새 주가가 15배로 치솟아 코스닥시장을 뜨겁게 달군 에코프로는 지난해 8월 말 10만원에서 지난달 말 153만9000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100만∼120만원 구간으로 밀렸다. 이에 따라 뒤늦게 이들 2차전지주 열풍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