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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한미일 정상회담과 나토 가입

오는 18일 예정된 캠프 데이비드의 한미일 정상회담에선 한국이 단독, 혹은 일본과 동반해서 나토가입 내지 이에 준하는 지위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나토 조약 10조에 따른 가입 조건과 절차의 장벽은 이를테면 글로벌 나토 특별 회원국의 지위를 부여해서 해결할 수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NATO)는 1949년 4월 조인된 이래 현재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와 29개 유럽국가들의 집단안보(Collective Security) 조약으로 기능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안보 중립을 표방했던 핀란드가 31번째 나토 회원국이 되었다. 중립국의 입장을 버린 스웨덴 역시 나토 가입을 기다리고 있다. 두 나라 모두 2022년 2월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이후 나토의 집단안보 체제에 속하기를 원했고, 핀란드는 일 년 만에 가입에 성공했다. 가입 직전 단계인 ‘가입후보국을 위한 행동 플랜’(Membership Action Plan, MAP) 단계에 있었던 스웨덴은 지난 3월 가입 인준 과정에서 튀르키예의 반대에 부딪혀서 조금 지연되고 있다.

MAP 이전 단계인 ‘강화된 대화’(intensified Dialogue) 단계 국가인 우크라이나는 작년 9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 합병 이후 나토에 신속 가입서를 제출했는데, 전쟁이 끝나면 다음 회원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러시아와 일부 나라를 제외하고는 유럽의 대부분 국가가 나토의 방위 우산에 들어온 셈이다.

나토 조약 5조에 담긴 집단방위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은 나토의 핵전략에 있다. 1957년 채택된 핵무기에 의한 대규모 보복 전략(Massive Retaliation, MR)은 나토 회원국이 핵무기뿐만 아니라 재래식 군대에 의한 공격을 당할 때도 나토는 즉각 개입해서 핵무기 공격으로 상대를 절멸시키는 전략이다. 이것은 국제적 정세 변화에 따라 수정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러시아가 벌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2022년 6월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담에서 나토는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핵 동맹으로 있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우리의 안보가 북한의 핵 위협으로 어느 때보다 위험해진 상황에서 우리 안보를 위한 현실적 장치로는 미국과의 동맹이 현재 유일무이하다. 하지만 이를 보완하는 집단방위 장치가 주어진다면 북핵에 대항하는 우리의 안보력은 더 강화될 것이다. 미국 주도의 나토는 바로 그런 조직이다. 나토의 핵 동맹은 핵무기 미보유 6국에 240기 이상의 미국 핵무기를 주둔시켜 유럽의 집단안보를 담보하고 있다. 이것은 사실상 유럽이 지금까지 평화와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 역시 나토와의 핵 동맹은 핵무기의 보유 없이 그에 준하는 위협적 전략효과를 거둘 수 있어, 한미동맹과 함께 안보와 평화, 경제적 번영을 담보하는 두 축이 될 수 있다.

러시아의 안보 위협과 중국의 동북아 세력 확대를 차단하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는 미국에게 유럽과 같은 전략적 가치를 지니는 지역이 되었다. 우리가 처한 이런 지정학적 전략 가치를 잘 활용 해야 한다. 한국의 나토 가입은 그 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조우호 덕성여대 독어독문과 교수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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