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이준태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무량판 적용 아파트 단지 10곳을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뜨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해 “전국에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을 들이고 수많은 인력과 행정력을 들이면서 작업 현황판조차 취합하지 못하는 LH가 이러고도 존립할 근거가 있나”고 강하게 질타했다.

원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화성 비봉지구 LH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 “처음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LH 단지를 취합할 때 빠졌다면 자체적으로 시정할 기능이 있었어야 했다. 자정 기능이 빠진 LH를 누가 신뢰하겠냐”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LH는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안단테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돼 보강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LH는 점검 대상 단지 10개가 빠졌다고 뒤늦게 밝혔다. 원 장관이 건설현장 감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찾은 화성 비봉지구 A-3BL 단지도 점검 누락 단지에 포함됐다.

원 장관은 “안전 앞에서 LH가 그러한 업무파악에 철저를 기하지 못한다는 이 자체에 대해서 국민의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오늘 화성 비봉지구 LH 현장의 감리 실태를 보기 위해 가겠다고 하니 LH는 그때야 해당 단지에 무량판이 적용됐고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졌다는 것을 이한준 LH 사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LH (직원들이) 뭐에 씌여도 단단히 씌여있다”며 “기득권에 씌었는지 안일한 업무 관행에 씌었나. 거기다가 행태를 보면 거짓말까지 했던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현장에 배석한 이한준 사장에 “왜 이런 것들이 취합되지 않았는지, 그 후에도 실무자든 각 부서 책임자든 (10개 단지 누락을) 발견한 시점이 있었을 텐데 그때 즉시 자정기능에 의해 왜 이것을 보고하고 시정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철저한 원인규명을 하고 해당자는 경중에 따라 인사조치하길 바란다”며 “조직의 기본 체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제대로 돌아가게 사장이 직을 걸고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