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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디스, 지방銀 등급 하향...신평사發 '지뢰찾기'에 미 경제 혼란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미 중소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 중소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또 다른 신평사인 피치가 미국 재정안정성을 문제 삼아 신용등급을 강등한데 이어 강등 폭격이 이어지면서 연착륙 기대감에 들뜬 미국 경제가 다시 긴장하고 있다.

무디스는 7일(현지시간) M&T뱅크, 웹스터 파이낸셜 등 10개 지방은행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으며 US뱅코프, BNY멜론은행 등 대형은행의 등급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자금조달비용 증가를 첫번째 이유로 들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한 조달 비용 상승과 예금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지적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디지털뱅킹 플랫폼 마커스가 제공하는 예금금리는 4.3%에 달한다. 바클레이스와 캐피털원 역시 각각 4.35%, 4.3%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데이터 제공업체 블랙나이트가 집계한 평균 모기지 금리가 4.375%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남는 것이 하나도 없는 셈이다.

하지만 무디스가 가장 아프게 건드린 건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 관련 리스크다. 미 상업용 부동산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으로 공실이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떨어졌으며 담보 가치도 훼손됐다. 여기에 금리인상으로 이자비용 확대란 이중고까지 덮쳤다.

주거용 부동산이 장기(30년) 고정금리 대출 위주인 반면 상업용 부동산은 만기가 짧은데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다. 또 모기지보험 대상이 아닌 탓에 부동산 가격 변동과 금리 변화에 따른 위험이 높다.

문제는 대형은행에 비해 중소형은행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급격히 키우며 잠재적 리스크를 키웠단 것이다.

은행별 총대출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을 보면, 대형은행(자산총액 7000억달러 이상)이 10%정도인데 비해 중형은행(1000억~7000억달러)은 15%, 소형은행(1000억달러 미만)은 35%나 된다. 그 결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80%가 중소형 은행에 집중돼 있다.

무디스는 “2024년 초 약한 경기침체가 벌어질 수 있으며 일부 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신용도가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산관리업체 글렌미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투자전략 책임자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와 그것이 경제 전반에 대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공식 발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나 아르소브 무디스 상무는 로이터에 “우리는 일부 역풍을 인식한 것”이라며 “은행 시스템이 고장났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라며 지방은행의 문제가 금융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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