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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뉴 전경련’ 키잡은 류진 회장, 국가 혁신성장 견인차 되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류진호(號)’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이달 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새롭게 출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새 조직을 이끌 회장으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추대하기로 한 것이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존망의 위기에 몰렸던 전경련이 55년 전 이름으로 간판을 바꾸고 거듭 태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 회장이 ‘뉴 전경련’의 키를 잡은 것은 시대의 흐름상 큰 의미가 있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국제 경제와 산업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20여년 동안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해온 류 회장은 미국 정·재계 인맥이 넓은 ‘미국통’으로 꼽힌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 선대 회장 때부터 인연을 이어오는 등 미국 공화당 쪽으로 최고 인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영어와 일어에 능통하고 프랑스어도 수준급이어서 한·미, 한·일 재계 등 다방면의 국제적 소통이 가능하다.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도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 한·미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플리트상’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류 회장의 네트워크와 경험이 글로벌 공급망 대전환기를 맞아 한국경제가 활로를 찾는 데 유용하게 쓰이길 바란다.

현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 체제의 전경련은 지난 5월 권력의 부당한 압력 차단,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의 전환 등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제시했다. 정치권력과의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윤리경영위원회 설치를 중심으로 내부 검토 시스템을 구축하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 통합해 연구 기능을 강화하며 대국민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정경유착으로 얼룩진 과거 전경련의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고 자유시장경제 수호자로 거듭나려면 반드시 실행해야 할 일이다. 여기에 더해진 글로벌 공급망 재편기 한국의 혁신성장 주도라는 새 책무를 감당하려면 국정농단 사태로 탈퇴했던 4대 그룹의 복귀가 시급하다. 4대 그룹 복귀 없는 ‘재계의 구심점’은 상상하기 어렵다. ‘뉴 전경련’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국가적 이익에 복무한다는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류 회장이 해내야 할 과제다.

류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민간 중심 경제 실현’과 ‘2027년까지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을 위한 민간 경제계를 대표하는 파트너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소통과 역할 분담이 요구된다. ‘경제단체 맏형’ 자리 재건은 이 같은 정부의 과제와 국민적 요구를 잘 받들었을 때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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