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영내에서 성범죄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 중인 가운데, 조직위원회와 여성가족부가 이번 사건을 경고 조치로 종결한 데 대해 피해자 측이 "참을 수가 없다"고 반발했다.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전북지역 스카우트 측은 6일 "지난 2일 영지 내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성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고, 100여명 정도의 목격자가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에 조직위와 여가부는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사건이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태국 지도자에게 가벼운 조치와 경고를 하고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조범석 스카우트 전북연맹 대장은 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문화적 차이라고 해도 분명히 기본적인 규율은 있을 건데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주최 측과 여가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조 대장은 태국 남성 지도자 A씨가 여자 샤워실에서 발견된 당시 상황에 대해 "샤워 용품이나 수건 한 장 없었고, 발각이 됐을 때 그제서야 샤워기를 틀어서 머리에 물을 묻히는 시늉을 했다"며 "도망가려고 했는데 주위에 대원들이 많이 있어서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디 소속이냐 물었더니) 처음에는 필리핀이라고 이야기 했다"며 "아이디(ID) 카드도 없었고,태국 영지에서 그 샤워실까지는 걸어서 25분이다. 바로 본인 5분 거리에 샤워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먼 거리를 걸어와서 거기에 숨어 있었다"고 A씨가 고의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장은 조직위와 여가부의 대응을 두고 "여가부 장관이나 경찰 발표했던 그분들께서 자기 가족이 그런 일을 겪었다고 생각을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며 거듭 비판했다.
한편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전날 새벽 영내에 있는 여자 샤워실에 태국 남성 지도자 A씨가 침입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샤워실은 여자 샤워실로, A씨가 들어와 먼저 샤워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피해자가 들어와 샤워를 했고 노랫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왔다가 A씨를 발견했다. 샤워실은 모두 3칸으로 당시 가운데 칸은 비어 있던 상황이었다.
경찰은 신고자와 피혐의자 진술 등을 확인했을 때 현재까지는 성적 목적으로 침입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더워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 조직위는 성범죄 의혹이 제기된 A씨를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과 분리조치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