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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40년 폐전기차 4000만대…한·중·일 “폐배터리가 핵심 먹거리” [비즈360]
LG엔솔·화유코발트 합작법인 설립 관측
삼성SDI·SK이노는 성일하이텍과 ‘맞손’
중국 정부 지원사격…일본 기술개발 중점
북미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의 배터리 재활용 시설. [리-사이클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수명이 다해 ‘처치 곤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폐배터리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세계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한·중·일은 폐배터리를 미래 신사업으로 꼽고, 시장 선점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중·일 주요 배터리 기업을 비롯해 소재, 에너지기업까지 잇달아 폐배터리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오는 2040년 폐전기차(PHEV·BEV)의 수가 4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폐배터리의 재활용은 배터리를 분해해 그 속에서 니켈, 리튬 등의 소재를 추출해 새 배터리의 소재로 다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1위 배터리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1위 코발트 정련업체 화유코발트와 리사이클 합작법인 설립을 두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양사는 지난해 7월 리사이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조만간 합작법인 설립이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두 업체는 한·중 최초 합작 배터리 리사이클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12월에는 LG화학과 함께 6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의 지분 2.6%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10년 동안 니켈 2만t(톤)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삼성SDI는 배터리의 핵심 원소재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체계(closed-loop)를 2019년 구축했다. 천안·울산 공장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며, 2025년까지 중국과 미국 등 해외 공장으로도 이를 이식한다. 원자재 회수율 향상, 저비용·친환경 소재 회수 기술 등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조직 ‘리사이클연구 랩’도 지난해 5월 신설했다. 국내 폐배터리 선도 기업으로 꼽히는 성일하이텍의 지분 8.79%를 보유한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SK온의 경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폐배터리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국내에 첫 상업공장을 짓는 것이 목표다. 향후 미국·유럽 등 해외 공장 증설도 추진한다.

소재, 완성차 회사도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화유코발트, GS에너지와 리사이클링 전문회사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했다. 지난달 전남 광양에 공장을 준공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폐배터리 사업에 나서기 위해 자회사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을 설립하기로 했다.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LB세미콘도 폐배터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현대차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전 세계 폐차장 등에서 배출되는 폐배터리를 체계적으로 회수·운반하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운송관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중국 기업들도 시장 공략을 확대 중이다. 중국 소재업체인 거린메이(GEM)는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GEM은 지난해 1만7000t 물량의 폐배터리를 회수해 분해했는데, 올해는 3만5000t 물량을 회수·분해한다. 현재 연산 5000t 수준의 탄산리튬 생산능력은 1만t까지 확대한다. 중국, 한국, 인도네시아 등에 배터리 회수·재활용센터 7곳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도 유럽과 북미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세운다는 청사진이다. 함께 공장을 구축할 파트너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역시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공업신식화부는 올해 1~5월 회수된 폐배터리 물량이 11만5000t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물량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약 1만개의 폐배터리 회수 서비스 거점이 구축됐다. 올해는 배터리 재활용 관리법 제정에 대한 연구에 본격 나선다.

전기차 시장의 리더였다가 후발주자로 밀리고 있는 일본 역시 폐배터리 시장만은 놓칠 수 없다는 포부다. 일본 정부는 저비용·고품질 희귀금속 회수를 실현하는 축전지 재활용 기술 개발(리튬 70%, 니켈 95%, 코발트 95% 회수가 목표)을 주요 추진 사업으로 꼽고 있다.

스미토모금속광산과 간토전자공업은 건식·습식을 조합한 독자적인 제련 기술을 개발해 고회수율과 저비용화를 실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JX금속, JERA, 스미모토화학 등도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40년 4227만대의 폐전기차가 발생, 이로 인해 방생한 폐배터리 규모가 3339GWh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소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60조원)로 전망된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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