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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세식 화장실, 개판 오분전”…공무원들 잼버리 동원 보이콧
한덕수 총리 조직위에 “시킬 생각 말고 직접 청소도 해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현장을 찾아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인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화장실 청소에 강제 동원됐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조직위 측은 화장실 청소를 할 긴급자원봉사자 모집에도 나섰으나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일에 이어 6일에도 행사장을 방문해 화장실 청소를 독려했지만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5일 전북지역 공무원 노동조합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지문이 올라왔다.

7일 공지문을 보면 조직위원회 측은 긴급히 전북도·김제·부안 공무원들을 동원해 화장실 청소를 하려 했지만 노동조합이 강력히 항의해 취소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공지에는 “뜨거운 날씨, 열악한 환경 속에서 현장 파견 근무를 해야 하는 조합원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이라며 “조직위원회 책임자를 만나 불편사항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려고 했으나 책임자를 만날 수 없었다.​ 제가 본 현장은 한마디로 개판 오분 전이였다. 어떻게 이 지경으로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나 싶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화장실은 수세식이 아닌 일명 푸세식(재래식) 화장실이었다”며 “11개국에서 온 외국 청소년들의 눈에는 아프리카에서나 봄 직한 풍경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들에게 전달된 청소 체크리스트에는 “변기 뚜껑을 열어 변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항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노조가 조직위 측에 개선을 요구한 문제점은 ‘직원 휴게공간 없음(알아서 그늘 찾아 쉬어야 함)’, ‘사전 협의된 업무와 다른 일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지시’, ‘웰컴센터에서 업무현장까지 도보 이동(본인차량 이동 금지, 도보로 40분 걸린 직원도 있었음), ‘조직위 관리자 간 업무분장으로 자주 다투거나 혼선 발생’, ‘원활한 식사 불가’ 등이었다.

이 관계자는 “위 사항들에 대한 답변이 내일까지 없을 경우 다음 주 월요일(7일)부터 (전북) 14개 시·군 모두 보이콧 하겠다고 전달하고 왔다”며 “추후 진행상황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북 지역 지자체 공무원들의 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도 공유됐다.

공문에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지 내 정비인원 부족으로 샤워실 및 화장실 등의 이용 시설이 열악한 상태”라며 “이에 시설 확인 및 정비할 수 있도록 각 시군에 아래와 같이 인력지원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지원 요청 인력은 전주·군산·익산·김제·부안·고창 등 지역에서 각 100명씩 총 600명으로 기재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현장을 찾아 임시상황실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화하는 도중 컵라면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글에는 현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실태를 고발하는 댓글을 남겼다. 전북도청 관계자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동원을) 보이콧한건 14개 시·군 직원들이고 도청 직원들은 지금도 새벽 4시반~오후 2시 조, 오후 2시부터 23시까지 근무하는 조를 짜서 아직도 화장실 상태 체크하러 다니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공무원들이 공노비냐” “더운데 고생들 한다” “행사 프로세스가 엉망이라 공무원들이 고생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 총리는 지난 4일과 6일 직접 화장실 청소에 나서기도 했다. 한 총리는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저도 오늘 화장실에 남이 안 내린 물을 내리고, 묻은 것도 지웠다”며 “군대 갔다 온 분들은 사병 때 화장실 청소를 해봤을 것 아니냐. 누구에게 시킬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청소도 하라”고 지시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기존 70명이던 화장실·샤워장 청소 인력은 894명까지 늘어났고, 청소 횟수도 확대됐다. 이동식 화장실은 62동이 추가 설치됐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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