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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외국인 가사근로자 월 200만원 이상인데 대만은 122만원...왜?
싱가포르·홍콩 등 임금 적지만 각종 보험금·수당 등도 가정이 부담해야
유럽선 언어·문화 배우며 가사 돕는 '오페어' 제도도…국내 도입 검토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연내 필리핀 등 외국인 가사관리사 100여명이 서울로 온다.

다만 월 200만원에 달하는 비용 탓에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우리보다 앞서 외국인 가사 근로자 사업을 도입한 국가들의 경우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보다 먼저 외국인 가사 근로자의 국내 취업을 허용한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이 한국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선발·배치 과정에 공공 부문의 개입이 없다는 점이다.

민간에 맡길 경우 수요에 따른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근로자 신분이나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우리 정부는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 서비스 제공 기관이 외국인 가사 근로자(E-9 비자)를 고용하면, 이 근로자가 기관과 계약을 맺은 가정에 출퇴근하면서 가사·육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가사 관련 경력과 지식, 연령, 한국어·영어 능력, 범죄 이력 등을 검증한다. 입국을 전후해 근로자의 출신 국가나 우리 노동부 지정기관이 한국 문화와 노동법, 위생·안전 등에 대한 교육도 제공할 예정이다.

2017년 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3년 이상의 가사 서비스 사업 실적이 있는 기업에 고용된 외국인 가사 근로자가 가정에 출퇴근하며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 가사 근로자는 일본 전국이 아닌 도쿄, 오사카 등 6개 특별구역에서만 일할 수 있다.

대만, 싱가포르, 홍콩은 소비자가 직접 외국인 가사 근로자를 고용한다. 이들 국가의 외국인 가사 근로자는 주로 입주 형태다. 집에서 함께 먹고 자는 입주형의 특성상 업무 범위가 넓어 빨래와 청소, 설거지, 육아는 물론이고 재택 간병이나 노인 돌봄 등의 일도 한다.

한국의 경우 외국인 가사 근로자가 장애인이나 노인, 환자 등은 돌볼 수 없다. 이들에 대해서는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중요한 비교 대상 중 하나는 외국인 가사 근로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다. 내국인 가사 근로자를 채용하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이 국내 가정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취업하는 외국인 가사 근로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최저임금은 각각 시급 9620원·9860원으로, 외국인 가사 근로자들이 국내 일반 근로자처럼 한 달에 209시간 일한다고 가정하면 받을 월급은 각각 201만580원, 206만740원이 되는 것으로 계산된다.

외국인 가사 근로자의 숙소는 서비스 제공 기관이 마련한다. 숙소 비용은 근로자가 부담한다.

일본의 외국인 가사 근로자는 일본 내국인과 같은 임금을 보장받는다.

싱가포르와 홍콩의 경우 외국인 가사 근로자에게 한 달 임금으로 각각 40만∼60만원, '77만원 이상'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가정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이보다 많다.

외국인 가사 근로자의 고용 주체가 싱가포르, 홍콩, 대만처럼 개별 가구인 경우 고용주인 각각의 가정은 임금 외에도 고용안정기금, 보증금, 건강·상해보험, 초과근무수당, 항공료 등을 부담해야 한다.

대만은 재택 간병 서비스를 이용하면 월간 지출은 96만4000원∼110만2000원(2만3344∼2만6679 대만 달러), 가사 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월간 지출은 108만8000원∼122만5000원(2만6334∼2만9669 대만 달러)이다.

싱가포르에서 외국인 가사 근로자를 고용하려면 1인당 약 490만원(5000 싱가포르 달러)을 정부에 맡겨야 한다. 임금 체불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홍콩의 경우 각 가정에서 외국인 가사 근로자에게 식사를 제공하거나 매달 약 20만원(1196 홍콩 달러)을 식비로 줘야 한다.

한국 가정서 생활하며 가사 돕는 외국 젊은이 볼 수 있을까

정부는 이 밖에 프랑스와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 시행하는 '오페어'(Au Pair) 제도를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오페어'는 외국인이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며 간단한 집안일과 아이 돌보기 등의 일을 하면서 해당국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프랑스에는 '오페어 비자'도 따로 있다.

최근 한국 언어·문화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이 많아 인력 공급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역시 외국의 젊은이나 국내 외국인 유학생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고용부가 마련하는 시범사업 계획안은 국무조정실장과 12개 부처 차관이 참여하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이르면 연내 시행될 계획이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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