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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속 취소했어요” 흉기난동 이후 전국 ‘살인예고’ 잇따라…숨죽인 주말
무차별 흉기난동 이후 ‘모방범죄’ 예고 잇따라
시민들 불안…약속 취소하거나 장소 바꾸기도
'분당 흉기난동' 사건 이후 비슷한 범행을 예고하는 글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 4일 오후 범행 예고지 중 한 곳인 서울 강남역 인근에 소총, 권총 등으로 이중무장한 경찰특공대원들과 전술 장갑차가 배치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목희·박혜원 기자] “집에만 있는 게 가장 안전한 것 같아요.” (서울 영등포구 거주 신모(31)씨)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온라인에 살인예고 글까지 잇따르면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선 주말 사이 잡혀있던 일정을 취소하는 등 외출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신모(31) 씨는 “집에만 있는 게 가장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속을 취소했다”며 “살인 예고한 지역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A(31)씨는 지난 4일 예정돼 있던 지인과의 약속을 취소했다. A씨는 “퇴근 후 강남에서 술 한잔을 하려 했는데, 지금은 그럴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아 집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2시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 오후 7시에 강남역에서 100명 죽일 예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밖에도 강남 번화가 일대에서의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온라인에 잇따라 게시됐다.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비슷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협박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다. 지난 4일 협박글 속 범행 예고 장소 중 하나로 지목된 잠실역에 배치된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모(26)씨 역시 “주말에 친구랑 잠실에서 놀기로 했는데 무서워서 다른 곳으로 바꿨다”며 “아무래도 살인이 예고된 지역을 가는 것은 너무 위험할 것 같다”했다.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잇따르면서 경찰은 모방범죄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지난 4일까지 비슷한 범행을 예고한 글을 최소 27건 포착해 이중 5명을 검거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4일 오후 4시께 “내일모레 의정부역 기대해라 XX야”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20대 남성을 붙잡았다. 이어 오후 5시 50분께에는 서울 성동경찰서가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라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을 체포했다. 또 서울 강남과 성남 분당 등에서의 살인을 예고한 글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경찰청은 살인 등 범행 장소로 지목된 장소와 다중이용시설 등 전국 지방경찰청에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원 127명과 장갑차 20대를 배치해 대응하고 있다.

mokiya@heraldcorp.com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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