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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로 괜히 갈아탔네”…반년 만에 14% 수익률 낸 은행 퇴직연금[머니뭐니]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최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본격 도입된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증권사들을 제치고 전체 금융권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디폴트옵션 도입에 앞서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불식시키는 결과가 나타난 셈이다. 동시에 은행권 전체 상품 수익률이 전반적인 호실적을 나타내며, 되레 은행권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거세지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적립금을 운용할 방법을 지시하지 않으면 미리 정해둔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그간 금융권은 퇴직연금 수익률 부진 원인 중 하나로 고객의 미진한 운용관리를 지적해 왔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수단 중 하나다. 디폴트옵션은 1년간 시범운영 기간을 거치고 지난 7월 12일 본격 시행됐다.

전체 수익률 1위는 국민은행 상품…업권별 수익률 차이도 비등

[게티이미지뱅크]

4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디폴트옵션 고위험 상품 1호의 올 상반기 수익률은 14.16%로 집계됐다. 이는 전 금융권에서 판매 중인 223개 상품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 뒤로는 ▷한화투자증권 11.47% ▷신한투자증권 11.41% ▷하이투자증권 11.34% ▷유안타증권 11.1% 등 증권사의 고위험 포트폴리오 상품의 수익률이 10%대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애초 은행권에서는 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라 증권사로의 고객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곤 했다. 금융사의 운용능력이 중요시되는 제도인 만큼, 자산 운용 경험이 많은 증권사 상품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디폴트옵션 공시가 시작되고 은행권 수익률이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내자, 이같은 우려는 차츰 사그라들었다.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 ATM기기가 설치돼 있다.[연합]

높은 수익률의 일부 상품만을 떼놓고 보지 않더라도, 은행권의 디폴트옵션 상품 수익률은 증권사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은행들의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초저위험 2.18% ▷저위험 4.05% ▷중위험 5.92% ▷고위험 8.72% 등으로 집계됐다. 증권사의 평균 수익률은 ▷초저위험 2.7% ▷저위험 4.38% ▷중위험 5.31% ▷고위험 8.83% 등이었다. 총 4개 유형에서 2개 유형씩 선두를 차지하며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은행권 디폴트옵션 점유율 90%…수익률 관리에 더 힘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 디폴트옵션 상품을 택하는 고객의 비중은 되레 늘고 있다. 2분기말 기준 전 금융권 디폴트옵션 상품 적립액 중 은행 비중은 약 90.07%로 지난 1분기(81.1%)와 비교해 10%p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전 금융권의 퇴직연금 적립액 중 은행 비중은 51.9%가량이다. 이를 고려하면 디폴트옵션 상품에서 은행권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4대 시중은행 본점 전경.[각 사 제공]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랜 기간 운용해야 하는 퇴직연금 특성상 인지도가 높은 주요 시중은행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수익률에서도 뒤처지지 않은 결과가 나오다 보니 우려했던 상황과는 반대의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장기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 보니, 고객 유치와 함께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은행들은 고객 유치와 함께 퇴직연금 자산 관리를 위한 체제 개편에 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하나은행은 연금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문 상담센터 ‘연금 더 드림 라운지’를 개소했다. 전국 5개 지점을 우선 설치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AI에 기반한 ‘신한은행 연금케어’, 모바일 전용 ‘연금 라운지’ 등 관련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7개 상품을 운용 중인 국민은행은 하반기 3종의 상품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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