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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터리부터 소재·화학사까지…거세진 글로벌 ‘광물 합종연횡’ [이젠 광물力 시대]
배터리 3사, 앞다퉈 장기구매 계약·공장 신설도
포스코 아르헨티나서 리튬 생산·42만3000t 목표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 신설 등 협력 움직임 잇달아
리튬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며 국내 기업과 글로벌 광물·소재 기업 간 합종연횡이 거세지고 있다. 광물 자원이 부족한 한국의 특성상 핵심 광물을 보유한 해외 기업들과 협력이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광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주력으로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니켈 등 확보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지분투자, 합작공장 건립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세계 최대 리튬생산업체인 칠레 SQM과 2029년까지 향후 7년간 10만t(톤) 규모의 리튬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2020년 3만6000t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지만, 최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자 공급 물량을 3배 가까이 확대했다.

특히 SQM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인 칠레, 호주 등에 리튬 광산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요구조건을 충족한다.

이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시라·라이온타운·QPM), 미국(컴패스미네랄), 독일(벌칸 에너지) 등과도 리튬정광, 탄산 수산화리튬, 니켈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앙 미아오(첫줄 왼쪽부터) 거린메이 부총경리, 신영기 SK온 구매담당, 박상욱 에코프로 부사장, 허개화(뒷줄 왼쪽부터) 거린메이 회장, 박성욱 SK온 글로벌 얼라이언스 담당이 3월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전구체 생산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에코프로 제공]

SK온은 지난해 칠레 SQM, 호주 레이크리소스, 글로벌 리튬 등과 리튬 공급 계약을 맺었다. 호주 시라와는 천연 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우르빅스와 음극재 공동개발협약(JDA) 체결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 개발에 직접 뛰어들어 공급망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기업인 거린메이(GEM)와 전북 군산 새만금에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전구체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3사는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에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삼성SDI도 리튬을 중심으로, 호주 등 미국과 FTA 체결국 광물을 사용하기 위한 다방면의 협력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2단계 상공정 착공식 모습. [포스코홀딩스 제공]

포스코그룹은 배터리 광물 확보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선제 확보를 위해 2018년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를 인수하고, 지난해부터 현지에 2만5000t 규모의 염수 리튬 1단계 상·하공정을 건설 중이다. 지난 6월 2단계 상공정도 착공했다. 2030년까지 리튬 생산능력 42만3000t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지난 2월에는 호주 진달리리소스와 미국에서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달리리소스가 탐사 중인 미국 광구에서 점토 리튬을 시추해 제공하고, 포스코홀딩스가 리튬추출공정 기술을 개발, 사업성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포스코그룹은 6월 중국 CNGR과도 손잡았다. 포스코홀딩스와 CNGR이 6대 4 지분으로 니켈 정제법인을 설립해 황산니켈을 만들고, 포스코퓨처엠과 CNGR이 2대 8 지분으로 전구체 생산법인을 설립해 전구체를 각각 생산하는 방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5월 화유코발트와 경북 포항 블루밸리산단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구체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라인을 건설한다고도 발표했다.

캐나다 퀘벡의 NAL 리튬 광산. 이 광산에서 나오는 리튬정광을 피드몬트가 LG화학에 공급한다. [LG화학 제공]

화학사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LG화학은 지난 2월 미국 광산업체 피드몬트 리튬사의 지분 5.7%를 확보하면서 리튬정광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3분기부터 4년간 20만t을 공급받는다.

지난해 11월에는 고려아연과 약 2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하고, 원자재와 전구체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작년 6월에는 중국 톈치리튬의 지분 8.75%를 확보하면서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망을 구축했다. 중국 화유코발트와는 새만금에 연 10만t 규모의 전구체 생산 설비를 구축한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 중인 LS도 양극재 회사인 엘앤에프와 1조원을 들여 새만금에 합작사를 설립, 전구체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연내 공장 착공에 돌입 2025~2026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035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올해의 5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순히 광물 공급 계약을 맺는 차원을 넘어 합작사 설립, 신소재 개발 등 협력 관계가 보다 다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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