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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호민 입장문 “잘못된 교사 행동·과오” 또 언급…전문가는 “단호한 훈육”
웹툰 작가 주호민 씨.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신의 발달장애(자폐)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녹취를 분석한 특수교육 전문가는 해당 교사의 행동이 “아동 학대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법원에 의견서를 냈다. 반면 주호민이 같은 날 낸 입장문엔 “교사가 아이에게 했던 잘못된 행동” 등 해당교사의 행위를 지적하는 문구가 여전히 포함됐다.

주호민 아들 사건에 법원 의견서를 낸 주인공은 33년 경력의 류재연 나사렛대 특수교육과 교수다. 2일 EBS 뉴스에 따르면 류 교수는 아동학대로 지목된 A씨의 발언을 분석해 작성한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는 주호민 측이 증거로 제출한 녹취에 아동학대는 없다고 봤다. 류 교수가 이같은 취지로 제출한 의견서는 총 12쪽에 달한다.

류재연 나사렛대학교 교수. [류재연 교수 유튜브]

이같은 의견을 낸 류 교수는 앞서 장애 학생에게 “걸어다니는 복지카드”라고 비하한 동료 교수를 내부고발해 보복성 인사조치까지 당했던 당사자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동료 교수일지라도 철퇴를 놨던 인물인 셈. 그는 해당 사건 이후 2021년 1월 파면조치, 같은 7월 해임조치를 당한 뒤 법원에 무효소송을 내 지난 3월 승소했다.

류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주호민 측이 아동학대로 주장한 쟁점 발언이 나오게 된 당시 상황과 맥락을 보라고 강조했다. A씨가 주호민의 아들에게 “고약하다”, “반(통합학급)에 가지 못한다”고 발언한 부분이다.

그는 ‘고약하다’는 표현에 대해, "받아쓰기 교재를 따라 읽는 과정에서 나온 말로, 교사가 임의로 한 말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고약하다’는 표현에 대한 주씨의 아들 반응도 아동학대를 당한 보통의 자폐아와 달랐다고 봤다.

류 교수는 정서적 모욕감을 느끼면 화를 내거나 침묵해야 하는데, B군은 즉시 ‘네’라고 답하는 등 학대로 인식한 정황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약하다는 표현이) 교육하는 학습장에 명확하게 있다. 이 학생의 문제를 가르치기 위해 그 상황을 회상시켜 이 아이의 이 문제를 교정하기 위한 부분의 의도는 충분히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A씨가 ‘(일반 학생들과 있는 통합학급) 너희 반에 못 간다’ 말한 것도 훈육으로 봤다. 류 교수는 A씨가 학생에게 "왜 (통합학급에) 못 가"냐고 물었고, 학생이 자신이 속옷을 내린 사건을 언급했다며 "오히려 단호하고 명확한 질문 몇 마디로 의미 있는 훈육"이라고 했다.

[주호민 인스타그램]

이날 주호민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들에 대한 비난을 멈춰 달라”며 “특수교사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게재했다.

주호민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장문의 입장문을 올려 “저희 아이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같은 반 친구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모든 특수교사님들, 발달 장애 아동 부모님들께 실망과 부담을 드린 점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교사가 아이에게 너는 아예 돌아갈 수 없다,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다고 단정하는 말도 가슴 아팠지만, 그것이 이 행동을 교정하면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엄하게 가르쳐 훈육하려는 의도의 어조가 아닌, 다분히 감정적으로 너는 못 가라며 단정하는 것이어서 충격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고인이 된 서이초 담임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검은색 복장으로 참석하고 있다. [연합

그러면서 “아이에 대한 교사의 행위를 확인했던 순간의 부모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학대 혐의를 인정받지 못하는 건 감수해야 할지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의 우연으로 인해 교사가 아이에게 했던 잘못된 행동이 아예 없었던 일이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도 남는 것을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지금 이순간까지도 계속 남아있다”고 말을 보탰다.

이때 언급된 ‘시절의 우연’이란 맥락상 서이초 교사의 극단 선택으로 교권 하락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된 상황으로 풀이된다. 교사들의 목소리가 조명받는 상황에서 이들 가족이 역풍을 맞게 된 맥락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주호민은 이날 입장문에서 “상대 선생님이 교사로서 장애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한 과오가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해도 이것이 선생님의 모든 커리어를 부정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적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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