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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은행 부동산PF담당하며 562억 횡령한 부장…금융당국, 은행권 긴급점검(종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BNK경남은행에서 총 562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이 모든 은행에 PF대출 긴급 점검을 지시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광주은행, 대구은행 등 모든 은행에 PF 자금 관리 실태에 대해 긴급 점검하도록 지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 은행으로 하여금 부동산 PF 자금실태에 관련해 긴급 점검토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번 횡령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다른 은행 사례를 살펴보기에 앞서 할 수 있는 부분부터 긴급하게 들여다보자는 취지다.

15년간 부동산PF 담당하며 서류 위조 등으로 500억원대 횡령

이날 금감원은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횡령사고를 보고받은 즉시 긴급 현장검사에 착수, 사고자가 총 562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의 600억원대 횡령사고 이후 두번째로 규모가 큰 규모다.

금감원은 해당 사고자가 약 15년간 동일 업무를 담당하면서 가족 명의 계좌로 대출(상환) 자금을 임의 이체하거나 대출서류를 위조하는 등 ‘전형적인’ 횡령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파악했다. 은행의 특정 부서 장기근무자에 대한 순환인사 원칙 배제, 고위험업무에 대한 직무 미분리, 거액 입출금 등 중요 사항 점검 미흡 등 기본적인 내부통제가 작동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비슷한 횡령이 다른 은행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보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이번 검사 결과 사고자는 2007년 1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부동산PF 업무를 담당하면서 총 562억원을 횡령·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8월부터 2017년 10월 사이에 사고자는 이미 부실화된 PF대출(1건, 169억원)에서 수시 상환된 대출원리금을 사고자 가족 등 제3자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77억9000만원을 횡령했다.

또 2021년 7월과 2022년 7월에 차주(PF 시행사)의 자금인출 요청서 등을 위조해 경남은행이 취급한 PF대출자금(1건, 700억원 한도약정)을 가족이 대표로 있는 법인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2회에 걸쳐 총 326억원을 빼돌렸다. 금감원은 사고자가 관리하였던 다른 PF사업장의 대출자금 횡령 등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금감원 3개월 전 PF자금관리 지적…경남은행 중징계 피하기 어려워

경남은행은 이번 횡령 사고와 관련해 지난해 자체 점검 때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한 데다 직원 횡령을 막기 위한 순환근무제도 제대로 운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감원은 지난 4월 말 경남은행에 대한 검사에서 PF 문제를 지적하며 경영유의 사항 16건과 개선 사항 30건을 통보하며 주의를 준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경남은행에 은행의 PF 대출에 대한 건전성 분류 및 신용 평가와 관련해 미흡한 점이 있다며 관련 업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남은행은 시공사 교체 등 사업계획 변경과 준공 지연 등으로 수차례 만기를 연장해 대출 상환이 장기간 지연됐음에도 연장 시점마다 사업성을 '양호'로, 자산 건전성을 '정상'으로 분류한 점을 지적받았다.

경남은행의 한 부서는 2018년 7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업무보고서를 통해 계정별 회수 금액 및 건수만 보고하고 채권 회수 실적 세부 내용을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아 사후 관리가 미흡하게 운영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한편 예금보험공사는 이번 횡령 혐의와 관련해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으며, 검찰은 이날 경남은행과 사고자 자택 등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남은행도 해당 직원에 대한 고소장을 낸 상태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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