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편의점 앞에서 한 여성이 땡볕 속에 고개를 떨군 채 쭈그려 앉아 있는 중년남성 옆에 생수를 놓아주고 있다. 매장 입구 CCTV에 찍힌 장면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전국 곳곳에서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 편의점 앞 땡볕에서 고개 숙인 채 앉아 있던 중년남성에게 생판 모르는 여성이 생수를 건넨 미담이 전해졌다.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30대 자영업자 A씨는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늘 천사를 봤네요'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사연을 공개했다.

A씨는 "저희 가게 앞에 아저씨가 앉아 계셨는데 여자 손님께서 과자랑 생수 결제하더니 그분 옆에 놓고 가더라"며 "조금 있다가 남성이 쓰러지셨는데 바로 오셔서 상황 설명 듣고 119 불러서 마무리 지었다"고 적었다.

서울 한 편의점 앞에서 쭈그려 앉아 있는 중년남성이 쓰러지자 119 구급대원들이 출동한 모습. 매장 입구 CCTV에 찍힌 장면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씨가 함께 공개한 매장 입구 폐쇄회로(CC)TV에는 이날 오후 2시 15분께 한 중년남성이 뙤약볕을 그대로 받은 채 편의점 앞에 고개를 떨군 채 앉아 있다. 이 때 한 여성이 남성의 왼쪽에 생수 한 병을 놓고 있다.

남성은 여성이 생수를 건넨 지 약 30초도 지나지 않아 돌연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에 여성은 급히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상황을 알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대원들이 와 상황이 마무리됐다.

A씨에 따르면 남성은 넘어지는 충격 때문에 상처를 입어 출혈이 발생한 것 외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 남성은 구급대의 후속 조치를 거부하고 편의점 앞에서 조금 더 앉아있다가 자리를 떴다고 한다.

A씨는 "요즘 세상에 모르는 분에게 저런 선의 베푸는 게 어려운데 고민없이 시원한 생수 하나 사드리는 마음씨가 너무 보기 좋았고, 이 여성분이 너무 예뻐서 글을 올린다"며 흐뭇해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훈내가 솔솔" "큰일 날 뻔했다. 따뜻하고 선하신 분이 많아지길", "천사가 따로 없다", "사귀고 싶다", "그래도 저런 분들이 있어서 아직 따뜻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