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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전지 멀미’ 피한 투자자 ‘방긋’…바닥 다진 AI·로봇株, 호재 타고 ‘쭉쭉’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계속되던 우상향 곡선 끝에 하루 사이 급락·급등세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던 2차전지 관련주의 뒤를 이어 국내 증시를 주도할 섹터가 무엇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차전지 관련주가 개인 투자의 수급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호재와 외국인 순매수세를 바탕으로 큰 폭으로 주가가 오른 인공지능(AI)·로봇주가 연초 경험을 바탕으로 2차전지로부터 주도주 바통을 이어받을 지 주목된다.

AI株, 장중 가격 제한폭까지 상승…한 달 새 주가 2배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I 챗봇 개발 업체 솔트룩스의 주가는 최근 한달 간(7월 3일~8월 1일) 2만2550원에서 4만5350원으로 101.11%가 올랐다. 2배가 넘게 주가가 오른 셈이다.

솔트룩스 주가는 삼성전자와 함께 생성형 AI 챗봇 ‘챗(Chat) GPT’ 개발을 진행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1일 장중에만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고,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20.93% 상승했다.

AI 전문기업 셀바스AI 역시 지난 한달 간 주가가 53.45%(1만7400→2만6700원)나 치솟았다. 1일 하루에만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8.67% 오른 이유는 자회사인 셀바스헬스케어가 투자한 이스라엘 디지털 치료기기업체 울트라사이트의 ‘AI 심장 초음파 솔루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진 덕분이다.

이 밖에 의료 AI 기술 전문기업 루닛(21.77%), 이달 중 파라미터 131억개 규모 자체 개발 초거대언어모델(LLM) ‘코난LLM’을 출시할 예정인 코난테크놀로지(28.43%) 등의 주가도 2차전지가 국내 증시를 휩쓸었던 지난 한 달 동안에도 강세를 보였다.

눈 여겨 볼 지점은 최근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했던 IT 대장주 네이버 주가도 AI 개발 바람을 타고 최근 한 달 간 23.09%나 올랐다는 점이다. 지난달 3일 18만930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1일 종가 기준 23만3000원까지 상승했다. 1일 장중에는 23만95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며 연중 신고가를 작성하기도 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4일 공개할 예정인 자체 개발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의 주가 급등을 충분히 정당화 할 수 있다”며 “한국어에 특화한 AI인 만큼 글로벌 AI 챗봇들과 경쟁에서 ‘가격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새로운 생성 AI를 통해 시장의 우려를 넘어서는 수준의 이익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과 협업 가속화·로봇 자회사 IPO도 주가 끌어올려

AI 관련주와 함께 ‘포스트 2차전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섹터는 로봇주다.

로봇 섹터 대장주로 꼽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는 최근 한달 간 25.79%나 올랐다. 이 기간 9만460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10만원 선을 돌파한 데 이어 11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2%를 590억원에 인수하고 3월 초 추가로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 후 대중에 공개된 첫 협업 사례가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5’ 생산 공정을 시연한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협업을 가속화한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근 한 달 간 주가 상승분의 대부분인 19.48%는 최근 1주일 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섹터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종목은 두산이다. 자회사 ‘두산로보틱스’가 하반기 상장될 예정인 가운데, 상장과 동시에 로봇 섹터를 맨 앞에서 이끌고 나갈 대장주가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두산로보틱스 상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산 주가는 한달 새 28.08%(9만800→11만6300원)나 올랐다. 여기에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소식까지 더해지며 두산 주가는 장중 11만6800원까지 상승,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밖에도 본업인 로봇 사업 외에 ▷2차전지 자회사 신성에스티 상장 ▷상온 초전도체 관련주 분류 등의 호재가 겹친 신성델타테크(79.69%), 기존 로봇 감속기 단일 제품 생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로봇 모듈 사업을 강화 중인 에스비비테크(10.38%) 등의 주가도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외국인·기관 주도 투자에 개인 수급 기대…정부 정책 수혜까지

AI·로봇주에 대한 투자가 외국인 주도 하에 펼쳐지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기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에 더해 차기 주도주를 찾아 2차전지에서 자금을 이동시키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까지 더해질 경우 지난 한 달간의 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와 레인보우로보틱스, 솔트룩스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2000억원, 334억원, 146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엔 기관 투자자까지도 4263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연초 ‘과열’ 현상으로 불릴 정도로 주가가 급등한 이후 한동안 주가가 하락하며 조정세를 겪었던 과정이 AI·로봇주 주가엔 탄탄한 바닥을 형성했다”며 “국내 기업들의 AI 개발 소식은 물론, 엔비디아·구글·애플 등 미국 빅테크 업체발(發) AI 호재와 해외 로봇 시장 개척 소식 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투심을 잡는 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8월 들어 AI·로봇주가 ‘순환매’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로봇·AI주는 정부 정책과 민간 IT 대기업의 경영 방향을 고려했을 때 지금보다 더 긍정적인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며 “로봇 섹터의 경우 지난 5월 통과해 11월 시행이 예고된 ‘첨단로봇 산업전략 1.0’에 기대를 걸 수 있다. 로봇 산업과 떼낼 수 없는 AI 섹터의 경우 ‘AI 인증체계 시범운영’과 같은 정부 정책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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