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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여객기, ‘좌석밸트 착용’ 켜진다면…‘불청객’ OOO 때문입니다
최근 델타항공 우박·난기류 만나 비상 착륙
여름철·적도 근방서 많이 일어나는 ‘난기류’
‘청천난류’는 기상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아

항공사들 기상지역 예측·난기류 플랫폼 공유
기내 안전벨트·수화물 관리로 사전 대응해야
이륙 후 우박을 맞아 여객기 레이돔이 떨어져 나간 모습. [말펜사 공항 트위터]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이륙한 미국 델타항공 여객기가 심한 난기류와 우박으로 로마에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난기류 등 기상 변화에 대비해 기내에서 꼭 좌석벨트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30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낮 12시29분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서 이륙해 미국 뉴욕 JFK 공항으로 비행하던 델타항공 DL185편이 심한 난기류와 우박으로 인해 기체 손상을 겪어 오후 1시55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여객기 코 부분인 레이돔이 떨어져 나가고 양쪽 날개와 항공기 엔진이 파손됐다.

‘난기류(turbulence)’는 기류가 예측할 수 없이 불규칙하고 불안정하게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공기층의 밀도와 온도 차이, 바람 방향과 세기의 차이가 급격할 때 생겨난다. 특히 공기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해지는 여름철과 적도 근방에서 특히 많이 일어난다.

비행기는 대기 흐름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이 흐름이 일정하지 않은 난기류 지역을 통과할 경우 비행기가 순간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난기류로 인해 항공기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노선은 적도 지역을 통과하는 인천~호주 및 뉴질랜드 노선 등 대양주 노선과 인천~자카르타, 발리 등의 동남아 노선이다. 또 홍콩이나 도쿄 등 노선의 경우는 공기의 흐름이 활발한 7~8월에 난기류가 많이 발생한다.

기내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난기류 조우 시 강한 기류로 인해 비행기는 심한 경우 수십 미터 아래로 갑작스럽게 하강하기도 한다. 만약 이때 승객들이 좌석벨트를 매지 않고 있다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비행기의 흔들림이 예상되는 난기류 지역을 통과할 때 기내에 ‘좌석벨트 착용(Fasten Seat Belt)’ 표시 등이 켜지고 신호음이 울린다. 이 경우 모든 탑승객들은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바로 좌석에 착석한 후 좌석벨트를 착용하고 기내 방송에 귀 기울여야 한다.

또 예측할 수 없는 ‘청천난류’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에 좌석벨트 착용 표시등과 상관 없이 항상 좌석벨트를 매고 있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청천난류(CAT, Clear Air Turbulence)’는 일반적인 기상현상과는 무관하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서 예고 없이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기상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다.

청천난류가 발생하는 원인은 대류권과 성층권의 경계면에서 부는 강한 제트류로 인해 그 주변 공기가 교란되기 때문이다. 또 강한 기류가 산맥을 넘을 때 그 산맥의 바람 아래쪽에 강한 회오리바람이 생기는 이른바 ‘산악파(Mountain Wave)’로 인해 발생한다.

비행 중 갑작스레 청천난류를 조우하게 되면 아래위로 요동치는 바람에 의해 심한 경우 순간적으로 수십 미터까지 기체가 급상승 또는 급강하한다.

이 때문에 안전벨트 착용과 함께 휴대 수화물 관리도 중요하다. 선반 안에 넣어두거나 앞 좌석 밑에 두어야 한다. 지정된 장소에 보관하지 않을 경우 기체가 심하게 흔들릴 때 수하물로 인해 다칠 수 있다.

대한항공 운항 및 객실 승무원들이 비행 전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항공사들은 기상이 좋지 않은 지역을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운항 계획을 세워 최대한 그 지역을 피해 운항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또 보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 정보 수집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난기류 인식 플랫폼’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세계 26개 항공사의 1900여대의 항공기로부터 측정된 난기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비행 전 이뤄지는 운항승무원과 객실승무원 간의 합동브리핑에서 반드시 난기류 조우 예상 시간과 강도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한다. 또 난기류 조우 시 행동요령을 숙지하며 안전운항에 대비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에는 최첨단 안전 운항 기술이 적용돼 난기류를 만나 기체가 흔들려도 빠르게 균형을 잡고 위치를 회복할 수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하지만 자신의 안전을 위해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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