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모욕 혐의 A씨 벌금 50만원 확정
‘거품’ ‘영화 폭망’ 등 댓글로 모욕한 혐의
1심 유죄 벌금 100만원→2심은 무죄로
작년 12월 대법 “국민호텔녀, 성적대상화 비하”
파기환송심, 대법 취지대로 벌금 50만원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가수 겸 배우 수지(본명 배수지) 씨 관련 기사에 댓글로 “국민호텔녀”라는 표현을 써 모욕한 혐의를 받는 네티즌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7일 모욕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벌금 50만원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은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고 밝혔다.
A씨는 2015년 10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수지 관련 뉴스 댓글란에 “언플이 만든 거품. 그냥 국민호텔녀”라는 댓글을 게시해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12월 “영화 폭망 퇴물 수지를 왜 A(다른 연예인)한테 붙임? 제왑(당시 수지 소속 연예기획사 JYP) 언플 징하네”라는 댓글을 게시한 것도 기소 내용에 포함됐다.
1심은 유죄로 판단하고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가 댓글에서 사용한 표현이 모욕적 언사라고 보기에 충분하고,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2심은 “연예인 등 공적 관심을 받는 인물에 대한 모욕죄 성부를 판단함에 있어, 비연예인에 대한 표현과 언제나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며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댓글에 쓴 내용들이 모욕적 표현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A씨가 쓴 표현 중 “국민호텔녀”라는 표현은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모욕적 표현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표현 사용 경위, 맥락과 구체적 내용을 종합해보면 ‘국민호텔녀’는 피해자의 사생활을 들추어 종전에 대중에게 호소하던 청순한 이미지와 반대의 이미지를 암시하면서 성적 대상화하는 방법으로 비하하는 것”이라며 “여성 연예인인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멸적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다른 표현에 대해선 “기획사의 홍보방식 및 피해자 출연 영화의 실적 등 피해자의 공적 영역에 대한 비판으로, 다소 거칠게 표현했더라도 표현의 자유 영역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4월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국민호텔녀’ 표현에 관한 부분을 모욕죄로 판단하고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