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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생한 달 생존여정 영화 ‘더 문’...한 단계 성장한 한국 ‘우주 SF’
달 착륙부터 유성우 아래 월면차 사투까지
도경수 눈빛 연기 압권...김희애 변신도 신선

2029년, 대한민국의 유인 달 탐사선 ‘우리호’가 달로 향한다. 공중 폭발로 우주 인재 3명을 잃은 지 5년 만이다. 그러나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한 태양풍이 ‘우리호’를 덮치면서 막내 대원인 황선우(도경수 분·사진) 홀로 달 상공 3만㎞ 지점에 남겨진다. 우주선을 조종할 줄 모르는 황선우. 주변의 도움으로 극한의 생존 여정에 나선다.

흥행 메이커 김용화 감독이 이번엔 달로 향했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신화를 쓴 김 감독의 첫 우주 SF 블록버스터 도전이다.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생생한 달의 풍경이다. 짙은 회색의 울퉁불퉁한 모래 표면과 어둡고 황량한 분위기는 흡사 달에 와 있는 듯 리얼하다. 한 단계 진일보한 국내 시각특수효과(VFX) 기술로 진짜 달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살렸다. 달의 질감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이례적으로 전체 촬영은 물론, 후반 작업까지 4K 고해상도 카메라를 사용했다.

김 감독은 최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적은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샷 수를 줄이는 대신 극강의 질감으로 올려서 사진처럼 정교한 질감 품질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 화면에서 달을 구현했을 때 다누리(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가 촬영한 실제 달 사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도록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에 투입된 제작비는 약 280억원. 국내에선 대작으로 분류될 만큼 큰 비용이지만 할리우드 우주 SF의 제작비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김 감독은 “280억원이 적은 예산은 아니지만 이 정도 예산으로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며 “달의 표면을 볼 때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로 최대한 해상도를 높이려고 했다”고 전했다.

황선우가 우주 유영하거나 달에서 월면차를 타고 유성우를 피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 역시 한 단계 성장한 국내 VFX 기술을 뽐낸다. VFX팀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프리 비주얼 작업에만 6개월 이상을 투자했다.

세트와 소품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월면차는 달에서 실제로 운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제작했고, 우주선 세트 역시 실물에 가깝게 만들었다.

영화의 사운드도 사실적인 고증에 힘을 더한다. 700개에 가까운 오디오 채널을 통해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우주 공간이나 황선우의 귀에 울리는 발자국 소리 등 사운드의 생동감을 높였다.

달의 생생한 구현이 영화의 한 축이라면 복합적인 감정선이 얽혀 있는 스토리는 또 다른 축이다. 특정 사건 이후 죄책감을 안고 사는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 분)과 직업 윤리의 딜레마에도 어떻게 든 도움을 주려는 미국 우주항공국(NASA) 디렉터 윤문영(김희애 분), 그리고 황선우 사이에서 용서와 용기, 인류애가 담긴 스토리가 오간다. 앞서 ‘국가대표’, ‘신과 함께’ 시리즈 등을 통해 구원과 용서, 위로 등을 다뤘던 김 감독의 단골 메시지가 또 담긴 셈이다.

김 감독은 “태어나서 인간답고 값어치 있게 할 수 있는 행동은 용서를 해주는 것보다 용기를 갖고 용서를 구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며 “용기와 위로의 메시지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다만 극적인 순간에 쏟아지는 눈물의 사연들은 김 감독 특유의 신파적 요소가 부각되면서 진부하게 비쳐질 수 있다. 일부 캐릭터들이 전형적이라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이를 그나마 상쇄하는 것은 한정된 공간에서 눈빛 연기로 스토리를 끌고 가는 도경수다. 영어로 감정 연기를 무리없이 해내는 김희애의 변신도 신선하다. 이성민, 김래원, 이이경의 특별 출연도 영화에 재미를 더한다.

다음달 2일 개봉. 129분. 12세 관람가.

이현정 기자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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