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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은행 ‘자율좌석제’, 6년째 실험 중 [서정은 기자의 나·알·아]
직원 간 소통·협업 강화 긍정적
프라이버시 보호 의구심 목소리도

직원 간 소통과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하나은행의 자율좌석제 실험이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자율좌석제를 도입했다가 전면 중단하거나 일부 부서에서만 한정된 자율좌석제를 실시하고 있는 다른 은행들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멈췄던 자율좌석제 제도를 다시 시행 중이다. 자율좌석제란 개인별로 고정 좌석 없이 업무 상황이나 동선 등을 고려해 필요한 자리에서 업무를 볼 수있게 한 제도다. 부장급 이하 직원들은 출근한 순서에 따라 자유롭게 앉아서 근무하는 식이다.

하나은행은 2017년 하반기 을지로 신사옥 개소와 함께 금융권 최초로 자율좌석제를 도입했다. 시간과 장소를 벗어나 창의적이고 혁신적 업무가 가능한 영업환경을 만들기 위한 취지로 고정좌석에 비해 매일 앉는 자리가 바뀌는 만큼 조직간 협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봤다. 신사옥 건물에는 스마트오피스 인프라가 적용된 만큼 자유석은 물론이고 높낮이조절석, 업무집중석과 함께 클라우드 PC환경, 페이퍼리스 시스템 등도 마련됐다.

자율좌석제는 하나은행이 각 분야에서 벌이고 있는 혁신 실험 중 하나다. 2020년에는 글로벌 문화 확산을 위해 2020년부터 영어식 호칭, 복장자율화를 도입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디지털 혁신에 맞춰 ‘프로젝트 O.N.E(Our New Experience)’에 착수, 2024년까지 ICT 핵심 경쟁력을 마련하고 로봇 자동화(RPA) 프로그램 개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자율좌석제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가장 긍정적인 부분으로는 쾌적한 근무환경이 구축되고 기존에 대화 기회가 없던 직원들 간 소통이 더 늘었다는 의견이 꼽힌다. 보수적인 은행 문화에서 장기간 혁신 시도가 이어져온 것 자체만으로 의미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프라이버시 보호는 물론 시너지에 대한 의구심을 던지는 목소리도 있다. 한 직원은 “사실상 고정좌석제 형태로 변한 경우도 많다”며 “매주 한 칸씩 기계적으로 옮겨가는 등 실익은 없고 불편함이 크다”고 토로했다.

하나은행과 달리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은 자율좌석제를 도입했으나 전면 중단하거나, 일부 부서에서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은 도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도 운영 결과 친한 직원들끼리 앉는다던가 좋은 자리 선점을 위해 오히려 출근을 더 빨리해야하는 부정적 요소가 강해져 그나마 시행하던 일부 부서도 이를 중단한 상태”라며 “은행 업무가 생각보다 타 부서와 협업할 일도 많지 않아 도입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클라우드 PC가 구현된 만큼 직원들이 자리를 옮겨서 근무는 할 수 있지만 영업점과 발빠른 응대를 위해 고정좌석이 더 효율적이라고 봐 도입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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