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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귀템’된 어린이용 타이레놀정…약국서도 “단종으로 1개만 팔아요”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160㎎
편의점과 약국에서 찾아보기 힘들어
한국얀센 “단종 됐기 때문에 재고 소진될 듯”
지난 16일 소아과 근처 한 약국에는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mg과 타이레놀정 160mg, 어린이용 타이레놀 현탁액이 품절이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김빛나 기자] “재고가 5개 밖에 없어요. 떨어지면 언제 다시 구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어요.”

지난 24일 소아과 근처에 위치한 A약국.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을 집어들자 약사가 “하나만 구매 가능하다”며 개수를 제한했다. 최근 어린이용 타이레놀정이 단종되면서 이제 이 약품은 ‘희귀템’이 됐다. 이를 대체하는 해열제가 충분하지만, 이 약에 익숙했던 부모들이 여전히 어린이용 타이레놀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용타이레놀정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있어 A약국 처럼 구매제한을 두는 곳도 생겼다.

헤럴드경제가 이날 서울 지역 소아과 근처 약국 15곳을 둘러본 결과, 15곳 중 13곳이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을 팔지 않았다. 15곳 중 14곳은 타이레놀정 160㎎이 품절됐다. B약국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2종 수급이 불안정하다가, 두 세달 전부터는 발주를 넣으려고 해도 품절돼서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C약국은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2종을 구한다고 하자 “모두 품절”이라며 “약국 몇 군데를 돌아다녀야 구할 수 있을거다. 언제 들어올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지난 16일 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중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mg과 타이레놀정 160mg, 어린이용 타이레놀 현탁액이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 박지영 기자

어린이 타이레놀정 2종류는 안전상비의약품으로 편의점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하지만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어린이용 타이레놀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전국 안전상비약 취급 점포 1만5000여개 운영하고 있는 CU 관계자는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2종류 모두 공급이 안 되고 있다”며 “고객들은 찾는데 수급이 안 되다 보니 편의점주들도 발주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만3000여개 안전상비약 취급 점포를 운영하는 GS리테일 관계자 또한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2종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안전상비약 취급 점포 8500여곳을 운영하는 세븐일레븐 관계자 또한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2종의 경우 올해 초부터 불규칙하게 공급되다 7월을 기점으로 수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 따르면, 올해 1월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 공급량은 9720개였다가 점점 줄어들었다. ▷2월(6640개) ▷3월(1830개) ▷4월(3480개) ▷5월(3240개) 순이다. 가장 최근에 집계된 올해 5월 기준으로 공급량을 비교해보면 지난해 5월 21만700개에서 올해 5월 3240개로 감소했다.

타이레놀정 160㎎은 올해 1월 4만432개에서 ▷2월(6624개) ▷3월(4만3224개) ▷4월(2만6600개) ▷5월(4640개)로 편차를 보였다. 올해 5월 기준으로 공급량을 비교해보면 지난해 5월 24만264개에서 올해 5월 4640개로 감소했다.

흔히 복용하는 타이레놀정 500㎎은 1993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국내에 도입됐다.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 또한 1993년 허가됐다. ‘국민 상비약’으로 불리며 30년 동안 국민들이 즐겨찼던 타이레놀은 지난해 3월 이후 식약처 허가가 취소됐다. 현재 유통되는 어린이용 타이레놀정은 그전에 만들어진 재고다. 어린이용 타이레놀정이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사라지는 것은 결국 시간 문제다.

한국 존슨앤드존슨 판매유한회사는 “시장의 수요를 반영한 것과 동시에 어린이 현탁액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단종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약국을 찾았다 당황하는 부모들도 있다. 6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D씨는 “단종 사실도 몰랐다. 물론 상비약을 구비하고 있지만, 급하게 아플 때 타이레놀을 못 구할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소염진통제용으로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을 사용한다는 김모씨는 “타이레놀은 부작용이 없는 약이라고 알려져 있어 비상상비약으로 항상 구비해 두는 편”이라며 “단종 되면 아쉬울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를 대신할 수 있는 약이 있기 때문에 미리 사두면 걱정이 덜어질 것 같다"고 했다.

타이레놀과 같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대체제는 충분하다. 안전상비약 13개 품목 중 어린이용 해열진통제는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 ▷타이레놀정 160㎎ ▷어린이 타이레놀정 현탁액(시럽) ▷어린이 부루펜시럽 등 4종으로 어린이 타이레놀 시럽과 부루펜 시럽을 복용하면 된다.

안전상비약으로 지정되지 않은 대체약품은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은 지난해 5월 가루형인 ‘어린이 타이레놀산 160㎎’을 출시한 바 있다. 일반의약품 중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정제는 타세놀 160㎎이 있다. 시럽으로는 9종이 있다. ▷콜대원키즈펜시럽 ▷파인큐아세트펜시럽 ▷내린다시럽 ▷신비아시럽 ▷세토펜현탁액 ▷파세몰시럽 ▷나스펜시럽 ▷어린이 타이레놀현탁액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생산 중단된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2종에 대해서는 하반기 내 안전상비의약품 지정 취소를 검토하겠다”며 “대체약 추가 지정 필요성은 하반기 내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go@heraldcorp.com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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