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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파탐 논란에도 파전골목은 너도나도 ‘막걸리 한잔’
WHO 아스파탐 발암가능물질 지정에도 막걸릿집은 북새통
“아스파탐 그게 뭐냐”…막걸릿집 사장도 손님도 몰라

회기역 파전골목 입구. 아스파탐 논란으로 막걸리 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회기역 파전골목은 막걸리를 마시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안효정 기자

[헤럴드경제=안효정·김영철 기자] “아스파탐? 그게 어디 막걸리래? 우린 그런 거 안 팔아.”

지난 24일 오후 5시 회기역 파전골목. 이른 저녁 시간임에도 ‘비 오는 날엔 파전과 막걸리’가 불문율임을 증명하듯 파전골목 내 가게들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10일 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2B)’로 분류했다. 아스파탐은 ‘제로콜라’ 등 무설탕을 표방한 다양한 식음료 제품에 사용되는 인공 감미료로, 막걸리에도 소량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WHO의 아스파탐 발암물질 지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막걸리 업계가 긴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무심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스파탐 논란 중에도 전집, 전통주점 등 막걸리를 파는 곳엔 손님이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회기역 파전골목을 찾은 사람들은 아스파탐이 무엇인지 모르고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친구와 막걸리를 마시러 왔다는 50대 남성 A씨는 “아스파탐이 새로 나온 막걸리냐”며 “아직 안 마셔봤다”고 했다. A씨는 일행과 가게에 들어선 뒤 파전 하나에 막걸리 한 병을 주문했다. 건너편 가게 야외 자리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20대 B씨도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긴 한데 잘 모른다”고 말했다.

파전골목 가게 주인들도 아스파탐을 ‘처음 듣는다’고 했다. 파전골목에서 전집을 운영하는 C씨는 아스파탐을 두고 “어느 회사에서 만든 막걸리냐”며 “우린 그런 막걸리 팔지 않는다”고 했다. 골목 안쪽에 위치한 가게에서 일하는 D씨는 “아스파탐이 무엇인지도, 막걸리에 (아스파탐이) 들어있다는 것도 방금 검색해봐서 알았다”고 했다.

아스파탐 논란이 일고 있지만 막걸리 수요는 줄지 않았다는 현장 반응도 나온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전통주점을 운영하는 E씨는 아스파탐 논란으로 인한 악영향은 없었다고 했다. E씨는 “아직까지 아스파탐 없는 막걸리를 따로 찾는 손님은 없었다”며 “비 때문인지 오히려 막걸리 마시러 오는 손님이 늘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언론 보도와 기업 마케팅 등으로 아스파탐에 대한 우려가 과잉됐다고 봤다.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제품에 든 아스파탐 양을 과학적으로 봤을 때 국민이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라며 “언론이 아스파탐에 대해 많이 다루는 것 자체가 불안을 부추기는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하상도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는 “일부 기업에서 ‘아스파탐 안 쓴다’ ‘다른 감미료로 대체하겠다’ 등 공포 마케팅을 펼쳐서 없어도 될 논란이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an@heraldcorp.com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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