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아저씨, 도와주세요!"
지난 주말 충북 제천에서 급류에 빠진 어린이를 때마침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소방관이 발견해 구했다.
25일 강원 영월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2시30분께 제천시 장평천에서 친구 4명과 물놀이를 하던 A(10) 군이 급류에 균형을 잃었다.
당시 인근에서 산책을 하고 있던 영월소방서 소속 엄주환(47) 소방위는 A 군이 급류에 휩쓸린 모습을 봤다.
엄 소방위는 자기 7살짜리 아들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곧장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상황은 쉽지 않았다. A 군은 원래 수심 0.7m 가량의 비교적 얕은 물에서 놀고 있었는데, 급류에 떠밀려 수심 2m 이상 되는 하천 중심부까지 떠내려간 상태였기 때문이다.
엄 소방위는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등 생각보다 깊은 수심에 당황했다. 놀란 A 군은 엄 소방위를 끌어안고 있었다.
엄 소방위는 A 군과 몸에서 떨어뜨려 거리를 확보했다. 그는 물가로 아이를 조금씩 밀었다.
엄 소방위도, 아이도 물속에서 목숨을 건 사투를 이어갔다. 둘 다 지친 상태였다.
이때 다행히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으로 왔다. 경찰은 A 군을 물 밖으로 끌어올리는 데 힘을 더했다.
이 덕에 A 군은 다친 곳 없이 구조될 수 있었다.
A 군과 A 군 보호자는 엄 소방위에게 거듭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엄 소방위는 "장마철에는 모래가 떠내려오는 등 지형이 일정하지 않다. 평소 수심이 얕은 곳이라도 갑자기 깊어질 수 있어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며 "만약 들어가게 되면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꼭 갖춰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