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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매도 이겨낸 에코프로 3형제...코스닥 상승의 40% 견인
코스닥시총 2위 주가 상승률 984%
초강력 개인매수...공매도 ‘숏스퀴즈’
최상위 대형주 주가요동 현상 심화

쏠려도 너무 쏠렸다. 상반기를 거친 올해 국내 증시를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2차전지를 선두로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등 특정 섹터에 대한 쏠림 현상을 넘어서 코스닥 시장 내 에코프로·포스코 그룹주(株) 등 특정 종목의 주가 급등세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급등세로부터 한발 떨어져 있던 것으로 여겨지던 시가총액 최상위 대형주의 주가가 요동친 것은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쉽사리 찾아보기 힘들었던 일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예년에 비해 더 많은 종목들이 ‘하한가’를 기록한 어두운 그림자가 ‘상한가’를 친 일부 대형 종목에 가려 ‘착시 현상’이 더 심화됐다는 것이다.

▶에코프로 3형제 없었으면 코스닥 지수 ‘931.60→835.27’=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대비 지난 20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각각 16.27%, 37.1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코스닥 종목 중 지수 평균 상승률보다 주가가 더 오른 종목의 비중은 각각 23.39%, 22.10%였다. 두 지수 모두 전체 종목의 4분의 1이 전체 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중에서도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 쪽은 코스닥 시장이다.

올 들어 20일까지 에코프로 그룹 3개 상장사(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코프로에이치엔)의 시총 증가액이 전체 코스닥 시총 증가액 중 비율은 38.19%에 달했다. 코스닥 전체 시총 중 에코프로 그룹주 시총의 비율이 14.54%인 것을 감안하면 시총 증가에 기여한 비율은 2.63배에 이르는 셈이다.

에코프로 그룹 3개 상장사의 주가 상승세가 없었다면 예상 코스닥 지수는 835.27로 20일 종가 기준 931.60에 비해 96.3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코스닥 내 주가 상승률 상위 30개 종목의 시총 증가액이 코스닥 시총 증가액 중에 차지하는 비중은 49.85%에 달한다. 전체 코스닥 종목 수의 1.88%에 불과한 30개 종목이 올해 코스닥 시총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특히,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없었다면 상반기 주요 20개국(G20) 주요 증시 중 코스닥 지수가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총 2위 주가 상승률 984.47%...대세는 대형주 급등=과거 주가가 급등한 종목의 경우 소형주인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대형주의 급등 현상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가장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코스닥 시총 1, 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각각 35조4530억원, 28조8378억원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에코프로의 주가는 올해만 984.47%가 오르며 코스피·코스닥 종목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상승률도 291.97%로 코스닥 12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코스닥 시총 6위(조7207억원)이자 공장 자동화 등 로봇 관련주로 묶인 포스코DX는 상승률 9위(396.80%)에 이름을 올렸고, 코스닥 시총 17위(2조2707억원)인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상승률 6위(517.45%)를 차지했다.

▶개인 초강력 매수가 끌어낸 공매도 ‘숏 스퀴즈’=특정 종목에 투자금이 쏠리는 현상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기에 희소해진 성장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표적으로 배터리 양극재 종목의 경우 다른 섹터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유독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특정 종목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초강력 매수세로 ‘숏 스퀴즈(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종목을 사는 것)’가 발생하는 것도 쏠림 현상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종목은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에 이름을 올린 2차전지 대표주 에코프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 주식을 552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전체 순매수 규모인 789억원의 7배에 이른다. 월별 순매수액으로는 2007년 상장 이후 최대 규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수량은 지난달 30일 166만주에 달했으나 이달 18일 111만2000주로 급감했다. 공매도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추정 손실액은 약 2450억원에 이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은 에코프로 자체의 실적 개선 등 기초여건(펀더멘털) 요인보다는 숏 스퀴즈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테마주’나 특정 섹터에 대한 쏠림 현상은 과거 증시에서도 늘 있어왔지만, 에코프로·포스코 그룹주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은 다소 이례적이고 과도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면서 “일종의 거품은 꺼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 전반의 흐름으로 봤을 때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투자자들 역시 경계심을 갖고 투자에 나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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