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재즈의 전설’ 故 토니 베넷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
[사진=연합]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재즈가수 토니 베넷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에서 96세로 별세했다.

생애 70장이 넘는 앨범을 꾸준히 발표했던 토니 베넷은 지난 2016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도 음악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AP통신은 토니 베넷이 받은 19개의 그래미상 중 17개는 60대 이후에 받은 것이라고 알렸다. 대단한 노익장이다. 프랭크 시나트라, 앤디 윌리엄스 등과 동시대 아티스트로 활약했다.

토니 베넷은 특히 재즈풍의 달콤한 사랑 노래를 잘 불렀다. 나이가 들면서 노래는 더욱 원숙해졌다. 88살때인 2014년 레이디 가가와 함께 발표한 앨범 ‘칙 투 칙’은 ‘빌보드 200’ 1위에 오르기도 했다. 95살때인 2021년 레이디 가가와 협업한 ‘러브 포 세일’을 발표했다. 불과 몇년전에도 레이디 가가는 한 시상식에서 줄곧 토니 베넷 이야기를 했다.

토니 베넷은 62년에 발표한 ‘아이 레프트 마이 하트 인 샌프란시스코(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노래 하나만으로도 대중에게 좋은 선물을 남겼음을 증명한다.

스탠더드 팝 가수 줄리 런던과 저음이 매력적인 가수 앤디 윌리엄스 등 수많은 가수가 이 노래를 불렀지만, 토니 베넷이 최고다. 감성의 최대치를 뽑아내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우선 분위기에 취한다. ‘내 마음을 샌프란시스코에 두고왔어요’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몸은 맨해튼에 살지만 지독하게 외로움을 겪으며, 고향인 샌프란시스코를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높은 언덕 위에서 나를 불러요. 작은 케이블카들이 별들을 향해 반쯤 올라가는 곳이죠. 푸르고 바람부는 바다위에요”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 집안에서 자란 베넷은 샌프란시스코가 마음의 고향이기도 하다.

미국은 수많은 이민자, 이주민들이 사는 나라다. 한국에는 실향민들을 위해 ‘굳세어라, 금순아’(1953년)라는 노래가 6.25전쟁직후 나와 공감대를 높여주었지만, 고향을 떠나 뉴욕 등 대도시에 살고 있는 미국 사람들, 유럽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은 베넷의 이 노래가 주는 감성이 남달랐을 것이다.

아무리 챗GPT의 시대라 해도, AI가 많은 직업을 위협한다 해도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 토니 베넷의 자연스러운 목소리와 리듬을 따라갈 수가 없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