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승관아, 우리 꼭 행복하자”…세븐틴, 8년의 증명 [고승희의 리와인드] 
고척스카이돔 3만 4000여명 운집
13개월 만에 막 올린 세븐틴의 축제
신발 각도까지 맞춘 완벽한 칼군무
8년 내공 쌓인 흔들림 없는 라이브
세븐틴은 지난 21~22일 이틀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세븐틴 팔로우 투 서울(Follow to Seoul)’로 3만 7000여 명의 캐럿과 만났다. 지난해 6월 같은 공연장에서 열린 세 번째 월드투어 ‘비 더 썬’(BE THE SUN)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마치 손오공이 된 것’처럼 공중에 매달린 우지가 등장하며 공연은 시작됐다. 정상을 향해 “땅을 보고 계속 올랐”고(‘손오공’ 가사 중), 마침내 데뷔 8주년을 맞는 해에 최고 커리어를 새겼다. 대한민국 대중음악 사상 유례 없는 음반 판매량(단일앨범 기준 620여만 장)을 기록한 세븐틴. 그 영광의 순간을 안겨준 ‘손오공’으로, 13개월 만에 서울 콘서트의 막을 올렸다.

“다름다림다 구름을 타고 여기저기로”. 민규의 파트에서 첫 가사가 나오자, 1만 7000여명의 캐럿(세븐틴 팬덤)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 목소리로 ‘헤이’ 외쳤다. 캐럿의 함성에 맞춰, 18명의 댄서들과 함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군무가 시작됐다. 짜릿하고 아찔했다.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무대였다. K-팝 그룹이라면 ‘칼군무’는 ‘디폴트’지만, 발소리와 신발의 각도까지 맞추는 다인원 그룹이 군무는 카타르시스를 주기에 충분했다.

세븐틴의 가장 최신곡인 ‘손오공’은 이들의 지난 8년이자 현재이며, 미래를 향한 다짐처럼 들려왔다. 이 곡이 담은 고난도의 안무와 정신없이 흘러가는 비트에 맞춘 다채로운 보컬 역시 8년사의 집대성이기도 했다. “힘을 다하고 쓰러져도 포기 모르고 날뛰는” 손오공은 세븐틴 자신이었다. ‘아이 러브 마이 팀’을 외치며 “쉬지 않고 달리는” 세븐틴의 ‘영광의 엔딩송’이자 ‘인트로’가 바로 ‘손오공’이었다.

세븐틴은 지난 21~22일 이틀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세븐틴 팔로우 투 서울(Follow to Seoul)’로 3만 7000여 명의 캐럿과 만났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세븐틴은 지난 21~22일 이틀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세븐틴 팔로우 투 서울(Follow to Seoul)’로 3만 7000여 명의 캐럿과 만났다. 지난해 6월 같은 공연장에서 열린 세 번째 월드투어 ‘비 더 썬’(BE THE SUN)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공연은 건강 문제로 휴식 중인 승관을 제외하고 12명의 멤버들이 꾸몄다.

이날 콘서트는 일찌감치 티켓 대란이었다. 공연은 VIP석과 일반석으로만 구분해 가격을 통일했고, 좌석 추첨제를 진행해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리더 에스쿱스는 일련의 소란을 염두, “화내고 싸우는 건 우리가 할 테니, 공연장에선 기분 좋게 행복하게 있다 가자”고 했고, 호시는 “이번 공연이 참 보기 힘들었던 것 안다. 이렇게 엄청난 경쟁률 속에서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팬들의 마음을 달랬다.

세븐틴은 지난 21~22일 이틀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세븐틴 팔로우 투 서울(Follow to Seoul)’로 3만 7000여 명의 캐럿과 만났다. 지난해 6월 같은 공연장에서 열린 세 번째 월드투어 ‘비 더 썬’(BE THE SUN)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에선 세븐틴의 미니 10집 ‘FML’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손오공’으로 시작해 8년간 내놓은 무수히 많은 히트곡 중 25곡을 선별해 알찬 무대를 꾸몄다. 세븐틴의 콘서트는 지난 8년의 ‘증명’이었다. 격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도 오차 없이 맞아떨어지는 군무와 흔들림 없는 라이브는 최전성기에 선 세븐틴이 일궈온 시간의 역사였다.

무대 연출도 화려했다. 대형 LED를 통해 각각의 곡마다 어울리는 영상이 채워졌고, T자형 돌출 무대에선 원형으로 상승하는 무대를 통해 다채로운 무대를 꾸몄다. “우리 사랑은 절대 시들지 않아”(‘뷰티풀’ 중)라며 멤버들이 T자형 무대를 뛰어나갈 땐 양옆으로 거대한 꽃들이 피어올라 무대를 테두리를 장식했다. 무빙 스테이지로 넓직한 고척돔의 일층 무대를 가로지르기도 했고, 12명의 멤버들은 4대의 이동식 탈것에 올라 캐럿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며 소통하며 3시간 30분이 넘는 시간동안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노래 한 곡 한 곡이 캐럿을 향하 메시지였다. 2015년 미니 1집 ‘캐럿(CARAT)’에 수록된 ‘아낀다’는 8년간 세븐틴의 곁을 지킨 캐럿을 향한 고백송처럼 들렸다. “네 앞에만 서면 심장이 뛰어서, 행동이 서툴러서 미안해”(‘아낀다’ 중)라며 “기다림까지 그리움까지 우리 추억까지 고맙다”(‘고맙다’ 중)고 한결같은 마음을 전했다.

세븐틴은 지난 21~22일 이틀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세븐틴 팔로우 투 서울(Follow to Seoul)’로 3만 7000여 명의 캐럿과 만났다. 지난해 6월 같은 공연장에서 열린 세 번째 월드투어 ‘비 더 썬’(BE THE SUN)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우지는 “‘아낀다’ 무대를 하면서, 그 시절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애들이 이 광경을 예상했을까 싶었다”며 “지금도 그때도 참 아무 것도 모르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이 말도 안 되는 힘이 어디에서 오나 생각하면, 언제나 캐럿으로 추려진다. 이렇게 애틋해져서, 헤어지기 싫어서 어떻게 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애들에게 이렇게 큰 사랑을 주셔서, 씨앗을 심어주셔서 감시하다”며 “여러분 못지 않게 보고 싶어하고, 우리가 더 보고 싶어한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12명 멤버들의 입담도 명불허전이었다.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자체 콘텐츠인 ‘고잉 세븐틴’의 오프라인 버전을 보는 것처럼 주거니 받거니 이어진 티키타카로 관객들을 쥐락펴락했다. 이날 무대에 서진 않았지만, 공연장을 찾은 승관은 멤버들에게 “멘트 너무 길다. 감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전했다고 한다. 그만큼 토크쇼를 방불케 한 무대였다.

세븐틴은 지난 21~22일 이틀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세븐틴 팔로우 투 서울(Follow to Seoul)’로 3만 7000여 명의 캐럿과 만났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승관은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웠지만, 그 역시 세븐틴으로 이날 공연에 함께 했다. 민규는 “승관이 형은 하루에 1만보씩 걸으면서 휴식을 잘 취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고, 캐럿은 승관의 이름을 연호하고 함성을 보내는 것으로 마음을 전했다. 공연장 곳곳엔 “승관아, 우리 꼭 행복하자”, “미스터 부, 아이러부‘라는 구호가 자리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팬이 됐다는 김윤진(25) 씨는 “수험생 때 세븐틴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겨냈고, 취업 준비를 할 때 부석순의 노래로 파이팅했다. 세븐틴과 10대, 20대를 함께 하고 있다”며 “세븐틴과 10년 후에도 함께 하고 싶다. 승관이도 아무 걱정 말고 행복해져서 돌아오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해줬다.

서울 콘서트를 마친 세븐틴은 오는 9월부터 도쿄, 나고야, 오사카 등에서 투어 콘서트를 열고, 10월엔 새 앨범으로 돌아온다.

s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