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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반도체공장급 청결도서 日 15만식 만든다”…하림 더미식 ‘주방’ 가보니 [푸드360]
전북 익산에 있는 하림산업 퍼스트키친의 'K3(즉석밥)' 생산공간 모습. 즉석밥이 용기에 담기고 있다. [하림 제공]

[헤럴드경제(익산)=김희량 기자] “현대인의 주방은 조리보다 ‘식사’공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이곳을 공장 대신 ‘퍼스트키친’이라고 부릅니다. 여러분의 조리를 대신하는 온 국민의 부엌을 꿈꾸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거대한 부엌’ 꿈꾸는 하림 공장 가 보니

흰 장화와 모자,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은 인근 지역에서 공수한 농산물을 넣은 육수와 소스를 졸이고 있었다. 20일 ‘하림 푸드투어’ 도슨트를 진행하는 하림 관계자의 설명처럼 공장이라기보다는 완성된 요리가 줄줄이 나오는 ‘초대형 급식소’를 연상케 했다. 이곳에서는 대표 제품인 더미식 즉석밥이 하루 15만개, 라면이 72만개 생산된다.

전북 익산은 용가리치킨 등 닭고기제품으로 유명한 하림의 창업주인 김홍국 회장의 고향이다. 최신 설비로 공장을 리모델링한 하림 퍼스트키친의 부지는 축구장 약 20개 크기다. 2020년 11월부터 운영된 산업관광형 견학 프로그램인 푸드투어를 통해 지난해 월평균 400여명의 고객이 이곳을 찾았다.

푸드투어는 하림의 음식세계관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닭고기회사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 중인 46년차 하림은 밥·라면을 시작으로 한국인의 식탁에 오르는 가정식 그 자체를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전북 익산 하림 닭고기종합처리센터 갤러리에 도계 과정에 대한 설명 안내판이 전시돼 있다. 김희량 기자
전북 익산에 있는 하림산업 퍼스트키친 작업장에서 직원이 재료를 손질하고 있다. [하림 제공]
밥·라면·HMR ‘키친투어’부터 닭고기 도계 ‘치킨로드’까지

푸드투어는 하림산업 더미식의 밥·라면 생산 공정을 확인할 수 있는 ‘키친투어’와 하림의 닭고기 도계 공정과 육가공 공정을 볼 수 있는 ‘치킨투어’ 크게 2가지 공간으로 나뉜다. 하림은 하림산업을 통해 2021년 10월 간편식 브랜드인 더미식을 론칭하고 즉석밥, 라면, 튀김류 등을 선보이고 있다.

키친투어의 K1 공간에서는 소스와 가정간편식(HMR), 육수 등이 생산된다. 성인 남성 3명이 들어갈 법한 크기의 대형 배합기에서는 대당 2000㎏의 재료가 섞이고 있었다. 튀김옷을 입은 닭고기가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대형 오븐으로 이동됐다. 이어 소분돼 포장된 닭고기 완제품이 실시간 창고관리 시스템에 따라 가지런히 쌓였다.

전북 익산에 있는 하림산업 퍼스트키친 K2(면류) 공간에서 면이 만들어지고 있다. [하림 제공]
하림산업 더미식의 제품들. [하림산업 제공]
“물과 쌀만으로…‘반도체공장 청결도’에서 짓은 사각밥”

K2 공간에서는 육수로 면을 반죽하고 롤러로 면을 직접 미는 생산기계가 배치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더미식 ‘장인라면’ ‘비빔면’ 등이 생산된다. 무게추와 연결된 칼날이 시간차를 두고 면을 잘라내면서 꼬불꼬불한 면 모양이 만들어졌다. 건면의 경우 고온 스팀을 통해 2~3분간 식힌 면이 냉수로 급수축된 후 원형 금형틀에 담겼다. 다른 층에서 내려온 수프와 함께 포장되면서 이 과정에서 중량·이물질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 폐기 분류된다.

하림산업 더미식 즉석밥을 만드는 K3 공간의 특징은 의약품 반도체공장 수준의 청결도(클래스100)다. 물과 쌀만을 이용해 밥을 짓는 이 공간은 밥알을 흔들어 짓는다. 타사 제품과는 다르게 뜸을 들이며 온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사각형 케이스는 필름과 공간이 생겨 밥알들이 눌리지 않는 배경이다.

전북 익산에 있는 닭고기종합처리센터. 김희량 기자
전북 익산에 있는 하림 익산공장 모습. [하림 제공]
하루평균 70만마리 도계…에어칠링·닭고기 엑스레이까지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닭고기종합처리센터에서는 공장에 도착한 닭들이 깃털 제거 등 도계 공정을 거쳐 ‘에어칠링(수분 흡수를 원천 차단해 공기로 차게 만드는 일)’된다. 국내 닭고기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하림의 닭고기종합처리센터에서는 하루평균 70만마리의 닭고기가 나온다. 공장의 한 공간에서는 ‘VQIS(자동 선별 시스템)’를 통해 닭들의 엑스레이 촬영 결과가 시시각각 화면에 올라오고 있었다. 이 화면에서는 해당 닭을 기른 농장과 농장주 이름도 표시된다.

전북 익산에 있는 닭고기종합처리센터 내 홍보관에 하림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김희량 기자
하림산업의 튀김제품 멜팅피스의 ‘청양 함박까스’. [하림산업 제공]
“2026년까지 4000억원대 투자…물류·제조 통합 목표”

재계 30대 기업에 속하는 하림그룹은 2026년 2월까지 익산시 식품산업단지에 약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재 올해 내 완공을 목표로 익산공장 인근에 생산공장과 연결될 2만4061㎡(7278평) 규모의 온라인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물류센터에서 바로 합포장하면 상하차 없이 이를 이동해 고객의 식탁까지 배송시키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하림과 하림산업은 현재 생산설비 투자 등으로 적자폭이 커진 상황이다. 하림은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 약 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상태다. 더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하림산업의 지난해 매출 4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12배 규모로 성장했다. 다만 하림산업 또한 지난해 영업손실을 약 867억원을 내면서 2021년 대비 279억원 늘어난 상황이다. 하림 관계자는 “식품은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고 하림산업은 지금 물류센터 중 투자를 강화하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림은 익산을 중심으로 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도 나선다. 9월 15~16일 하림 퍼스트키친 인근에서 하림지주 자회사인 NS홈쇼핑의 식품문화축제이자 미식레시피 경연을 진행하는 ‘NS푸드 페스타’가 열릴 예정이다.

하림 푸드로드 팸투어

하림 푸드투어는 개인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치킨로드(HCR투어) ▷키친로드(HKR투어) ▷치킨로드와 키친로드를 결합한 HFR투어로 나뉘어 진행된다. 참가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하림푸드투어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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