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어린이대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오은영 제발 멈춰’

초등학교 교권 추락 관련 사건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여러 미디어에 출연해 “아이는 잘못 없다”는 등 아동 인권을 강조하는 오은영 박사에게 불똥이 튀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오은영 제발 멈춰’ ‘오은영은 비난받아야한다’ ‘오은영이 학부모 여럿 망쳤다’ 등 오 박사의 교육관과 솔루션(해법)을 비판하는 제목의 글이 공감을 받는가 하면 한 소아과 박사는 “금쪽이류의 프로그램이 제시하는 솔루션(해결책)으로는 씨알도 안 먹힐 일”이라고 일침을 가해 주목받고 있다.

‘금쪽이류 프로그램’은 오은영 박사가 출연하는 채널A의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를 가리킨다.

서천석 소아청소년 정신과전문의인 박사는 지난 1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양천구 초등학교 교사 폭행 사건을 거론하며 이같은 글을 올렸다.

양천구 초교 교사 폭행 사건은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교사 A씨가 다른 학생들이 모두 보는 가운데 담당 학급의 학생 B군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 입 안이 찢어지는 등 전치 3주 진단을 받은 사건이다. B군은 정서행동장애 판정을 받은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 박사는 “일반적 교권 침해 문제는 그 문제대로 강력한 해결책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신적 문제 내지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교실 내 어려운 상황에 대해선 이를 적극적으로 다룰 치료 기관과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무슨 상담 몇 차례나 교육 몇 차례? 바보나 얼뜨기 아마추어 아니면 그런 것으로는 씨알도 안 먹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쯤은 다 안다"면서 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금쪽이 류'의 프로그램들이 지닌 문제점은 방송에서 제시하는 그런 솔루션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서다.

서천석 소아청소년 정신과전문의인 박사. [서천석 교수 페이스북]

서 박사는 "(이런 프로그램들은) 매우 심각해 보이는 아이의 문제도 몇 차례의 상담, 또는 한두 달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듯 꾸민다"며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결 못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책임이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력이 부족하든, 노력이 부족하든 둘 중 하나다. 그런데 그리 간단한 게 아니라는 것 쯤은 정신과 의사라면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노력해도 바꾸기 어려운 아이가 있고, 상당수는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며 그런 노력에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교육적 장기 입원까지 가능한 전문적 접근은 물론 행동치료 경험이 풍부한 일대일 전담 교사(치료사) 배치 등 강력한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 문제 아이도, 나머지 아이들도, 교실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서 박사의 주장과 비슷한 내용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오은영 제발 멈춰'란 제목으로 글을 올린 경찰청 소속 한 직장인은 오은영 박사를 향해 "현실의 금쪽이들을 상대하는 수백만 명의 교사, 경찰, 공무원,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공감 안된다"며 "당신은 애는 괜찮다고, 부모가 잘못했다고(이것도 맞긴함), 애는 잘못 없다고 해도 결국 선량한시민들이 칼맞고 피해본다"고 비판했다.

그는 "싸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전두엽 결핍, 공감능력 결여…. 대부분의 금쪽이들이 겪는 이 부분 당신같이 의료 전문가면 다 알잖나. 현대의학이 정복 못한 부분인거?"라고 물으며 "막말로 격리말고 답이 없는데 부모가 교육만 잘하면 될 거 같이 말하는 부분이 너무 꼴사납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이어 "저는 금쪽이 청소년 또는 성인버젼을 자주 만나는 직장인으로서 이유없이 뺨도 맞고, 침도 맞고, 흉기로 옷도 찢겨본 사람이다”며 “현장경험에 더해 경찰, 의료계, 교사, 교정공무원 등등의 직업군과 얘기를 나눴을 때 교정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같은 사이트에 올라 온 '오은영이 학부모들 여럿 망친 것 같다'는 제목의 또 다른 글은 "오 박사 교육관이 자녀는 어떤 상황에서도 상처받지 않고 동감 받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규정짓는다"며 "그러다 보니 체벌도 없어 오냐오냐 남 불편하게 하고 피해주는 일까지도 존중해주고 공감하니 아이들 버릇이 없어지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작성자는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폭력은 없어야 한다'고 하는데, 체벌과 폭력을 같은 카테고리(범주)에 묶어 놓고 방송에서 떠들어대니 금쪽이 같은 애들이 자꾸 출몰하는 것"이라며 "인간도 결국 동물이다. 말 안 들으면 따끔하게 혼내고 체벌도 해야 한다. 무자비한 폭력이 아니라 체벌 후에 아이를 위로해주고 공감해주면 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