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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찌의 반격…하나카드, ‘트래블로그’ 타고 해외승인 실적 압도
서울 성수동 카페거리에 위치한 하나금융그룹의 ‘성수국제공항’ 포스터. 트래블로그를 홍보하고 있다. 홍승희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카드사 중 영업익 기준 ‘꼴찌’ 꼬리표를 달았던 하나카드가 약진하고 있다.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체크카드 및 환전 서비스인 트래블로그의 인기 덕분이다. 급증하는 해외여행객의 물살을 타고 해외 결제 승인액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종합지급결제업(종지업)에 준하는 혁신서비스까지 준비 중이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지난 6월까지 누적된 해외 체크·직불카드 사용 승인액은 4535억7100만원으로 같은 기간 3835억8600만원을 기록한 1등 신한카드를 압도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하나카드의 체크카드 해외승인 실적 금액은 ▷3월 669억9600만원 ▷4월660억7700만원 ▷5월 891억1900만원 ▷6월 866억5300만원으로 매달 그 규모가 성장을 보이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8월에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6월 누적된 해외 신용카드 승인 금액 역시 5291억5100만원으로, 지난 2월 누적치(1746억8200만원) 대비 202% 성장했다. 신한카드가 3534억1100만원에서 1조636억7200만원으로 200% 성장한 데 비해 더 큰 성장률이다.

인기의 비결은 바로 해외 환전 서비스 트래블로그다. 트래블로그는 하나금융그룹이 운영하는 하나머니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환율을 최대 100% 우대받고 외화 충전 및 환전·환급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환율 우대 100%, 해외 이용 수수료 무료,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무료 혜택을 통해 론칭 11개월만에 가입자 수 100만을 기록하기도 했다.

트래블로그는 하나카드의 한 직원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지만, 현재는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함께 운영·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과거 국내 외환거래의 대부분을 책임질 정도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던 외환은행의 경험을 살려 ATM 수수료 무료 등과 같은 파격적인 마케팅을 하나카드와 함께 고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은 비이자이익 확대의 경로로 환전서비스를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지주 입장에선 외환사업이 눈총을 받지 않을 수 있는 핵심 비이자 사업이라는 계산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에서 운영하는 하나머니에 트래블로그 서비스를 갖다 붙인 형태”라며 “트래블로그를 잘 활용하면 외환 생태계를 넓히고 하나금융그룹 전체의 환전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하나금융그룹의 국제성수공항. 홍승희 기자

하나카드의 약진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은행 계좌가 필요 없는 포인트 기반의 체크카드’ 서비스를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요청해둔 상태다.

이 안이 실현되면, 카드사가 과거부터 당국에 요구해온 종지업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가 탄생하게 된다. 종지업은 은행이 아닌 전자금융사업자가 금융결제망에 들어가 계좌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는 걸 의미한다.

하나카드가 종지업과 유사한 포인트 기반 체크카드 서비스를 출시하게 되면, 종지업과 유사한 계좌서비스를 선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반대로 카드사들의 종지업이 좌절된 가운데 유사한 상품이 나오면 다른 카드사의 견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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