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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감에 깐깐해진 세입자, 집주인 면접까지 본다
역전세난 우려 자체 검증 강화
“임대인 집 몇 채나 되냐” 질문

#1.최근 임대사업자 A씨는 인천 내 보유한 아파트의 세입자를 구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을 통해 ‘집주인 집이 몇 채나 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망설이다 굳이 알릴 의무가 없는 주택 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별도로 요청 받은 세금 체납 여부에 대해선 서둘러 관련 서류를 떼줬다. A씨는 “그런 질문은 처음 들어봤다. 특히 인천에서 전세사고가 많아 불신이 커져 그런 질문도 나온 것 같다”며 “요즘은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 않고, 집을 찾는 이들도 깐깐해지는 등 확실히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2.약 2년 전 경기 지역에 갭투자를 한 30대 직장인 B씨는 세입자가 기존 전세금 그대로 계약을 연장해 가슴을 쓸어내렸다. 해당 단지의 최근 시세대로 전세 계약을 바꿨으면, 당장 수천만원을 구해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B씨는 “별다른 요구 없이 계약을 갱신해 준 세입자가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올 들어 주택시장에서 집주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 차액을 반환해야 하는 ‘역전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보증금을 줄이지 않고는 세입자를 찾기가 어려워진 데다, 전세사기로 인한 경각심도 두터워지며 세입자들의 깐깐한 검증도 흔해진 분위기다.

정부기 1년간 집주인의 ‘전세금 반환용’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불안해진 임대차 시장 안정에 나섰지만, 이와 별개로 세입자 구하는 게 어려워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빌라는 물론 아파트도 전세 거래량이 감소세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내 다세대·연립주택(빌라) 거래량은 지난 3월 6794건에서 4월 5725건으로 감소 전환해 5월(5314건), 6월(4583건)까지 석달째 줄었다, 아파트 전세 거래량도 3월(1만6183건)에서 4월 1만3350건으로 줄어든 이후 5월(1만1792건), 6월(9603건)까지 감소세였다. 이는 계약일 기준으로, 지난달 주택유형별 거래량은 이달 말까지 더 늘어날 수 있다.

전세 가격도 역전세난 우려 등으로 주춤한 상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 넷째주(2022년 1월 24일)에 전주 대비 0.01 오른 104.5를 기록한 이후, 올해 7월 첫째주(7월 3일)까지 약 1년 반 동안 보합 혹은 하락세만 보였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 셋째주(2022년 1월 17일) 전주 대비 0.01 오른 103.5를 기록한 이후, 올해 5월 셋째주(5월 15일)까지 보합 혹은 하락세를 이어오다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전체 전세 시장은 약보합으로 가는 상황에서, 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공시가격 150%에서 126%로 낮춰 역전세난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가 주택은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반면, 전세 가격이 낮은 주택은 전셋값이 더 하락하거나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는 등 양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갭투자 및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은 신규 세입자 확보가 어려워 역전세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비아파트 시장에선 대출 이자 부담을 느낀 집주인이 급매물을 내놓거나, 월세로 돌리는 물건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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