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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출수수료 증가에 유튜브 진출까지…‘사면초가’ 홈쇼핑 생존전략은? [언박싱]
지난달 26일 CJ온스타일 라이브 커머스에서 일룸 쿠시노 코지 패밀리 침대를 판매하고 있다. [CJ온스타일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홈쇼핑업계가 악화일로다. TV 시청자 감소와 송출 수수료 부담 증가로 TV 홈쇼핑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안으로 발을 넓히는 ‘라이브커머스(인터넷 생방송 판매)’ 사업마저도 유튜브 쇼핑 채널에게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면서다.

이에 홈쇼핑 업체들은 라이브커머스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30~40대 젊은 엄마를 겨냥한 프리미엄·유아동 제품 판매 구색을 특히 강화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TV홈쇼핑, 매출 주는데 송출수수료 매년 늘어…라이브커머스 판도마저 ‘흔들’
[헤럴드경제DB]

7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업체들은 최근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사들의 방송 매출액은 2조9000억원으로 2019년(3조1000억원) 마지막으로 증가한 이후 3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20년 7443억원에서 지난해 5411억원으로 3년 연속 줄었다. 반면 지난해 송출수수료는 1조9000억원으로 1년 새 5.5% 증가했다. 2013년 이후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출수수료란 TV홈쇼핑사가 유료방송 업체에 주는 일종의 자릿세다.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부담도 2018년 46.1%에서 지난해 65.7%로 늘었다.

홈쇼핑업체들은 어려워진 TV홈쇼핑 사업에 사업 다변화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규제가 없고 시청층도 늘어나는 라이브커머스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과 달리 라이브커머스는 규제랄 게 아예 없고, 송출수수료 부담도 없어 업계에서는 TV에서 모바일로 전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며 “아직 TV홈쇼핑의 매출이 라이브커머스보다 10배 이상 많지만 앞으로 라이브커머스 매출 비중이 늘어날 것”이고 말했다.

다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들이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키우는 데 이어, 최근 글로벌 공룡 플랫폼인 유튜브까지 참전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다. 유튜브는 지난달 30일 한국어판 쇼핑 채널을 개설했다. ‘D2C(소비자 직접 판매)’ 브랜드 쇼핑몰을 중심으로 해당 라이브커머스에 대한 참여가 늘고 있다. 서비스를 개시한 지 불과 1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배스킨라빈스 등 약 30개 브랜드들이 유튜브의 라이브커머스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40 ‘워킹맘’ 겨냥해 입지 키우는 홈쇼핑…프리미엄 유아동 제품 매출 ↑

이 같은 상황에서 기존 홈쇼핑사들은 구매력이 있는 30~40대 젊은 ‘워킹맘(일하는 엄마)’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유아동 제품을 특히 앞세우며 라이브커머스 상품 구색을 강화하고 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상반기(1~6월) 라이브커머스 주문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신장했다. 특히 유아동 상품은 상반기 라이브커머스 방송의 11%가 편성됐다. 패션(39%) 다음으로 큰 비중이다. 5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상품 편성 비중도 15%에 육박했다.

현대홈쇼핑의 라이브커머스 ‘쇼라’의 경우 2030세대 엄마의 시청률이 높은 낮 12시에 선전했다. 해당 시간대 올해 1분기 시청자 수 지난해 4분기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특히 젊은 엄마를 대상으로 출시한 물티슈 PB(자체브랜드) ‘리꼬 베이비 더플래닛 프리미엄 물티슈’는 같은 시간대 평균 매출에 비해 매출이 120% 높았다. 신규 고객 유입도 83% 많아졌다.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 소비도 늘고 있다. 올해 1~5월 현대홈쇼핑의 평균 생방송 구매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늘어난 것이 이를 보여준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올 상반기 라이브커머스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방문자수(UV)가 2배 늘었다. 유아용품, 명품가방, 가전(카메라·노트북), 침대 등 고가 상품(50만원대 이상)의 편성 비중은 각각 10%에 달한다.

이처럼 홈쇼핑 라이브커머스에서 프리미엄·유아동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는 그만큼 구매력이 있는 3040세대 주부의 시청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서울시가 발표한 ‘라이브커머스 이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대별(20~50대) 라이브커머스 이용경험률에서 30대와 40대가 66.2%,와 61.2%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그 뒤로 20대(58.9%), 50대(48.2%) 등의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3040세대 워킹맘은 모바일에 친숙하고 ‘한 명만 낳되 잘 키우자’는 신조를 가진 사람이 많아서 자녀를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고가의 제품은 신중하게 구매를 선택하는데 라이브커머스 특성상 쇼호스트와 실시간으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답변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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