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키워 통합 재건축 추진
효성빌라 재준위, 인근 방문
공사비 급등 현실은 걸림돌
서울 강동구 상일동 일대 저층 빌라들이 재건축 추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통합 재건축’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용적률 100% 이하로 사업성이 뛰어나고 이미 고급빌라촌으로 꼽히지만, 최근의 선별 수주 분위기에 사업 규모를 키우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동구 상일동 효성빌라는 재건축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사업성은 물론, 비슷한 규모 및 용도지역의 재건축 단지 사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여러 유명 연예인, 고액 자산가 등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청담101’, ‘청담린든그로브’, ‘브라이튼N40’ 등이 주요 참고 사례다. 재준위 관계자는 “현재 다른 재건축 빌라 단지를 방문하며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효성청담101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재준위가 소유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총 5동 69가구 중 50여가구가 참여했고 재건축 추진에 동의한다는 답변은 95% 수준이었다.
현재 상일동 한영외고 인근에는 효성빌라를 비롯해 우성빌라, 삼성빌라, 대림빌라, 현대빌라 등 저층빌라들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1980년대 고덕택지지구가 조성될 당시 지어져 이들 빌라 모두 재건축 연한을 충족한 상태다. 효성빌라, 우성빌라 등은 안전진단을, 대림빌라, 삼성빌라는 예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상일동 저층빌라들의 용적률은 88~91% 수준으로 낮고, 대지 지분이 높아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근에 9호선이 연장 개통 예정이며 강동구 내 학군이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공사비 급등 등으로 건설업계가 소규모 사업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1군’ 건설사는 최근 압구정, 여의도, 대치동 등 주요 단지에 전력투구하는 등 선별 수주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상일동 빌라촌 내 일부 빌라에서는 통합 재건축을 통해 사업 규모를 키워 대형 건설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논의도 나오고 있다. 단지별로 각자 사업을 추진하되 전체적인 디자인을 조율하고, 커뮤니티 시설을 공유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실제로 한 대형 건설사는 통합 재건축을 통해 수백가구 규모 이상이면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사업 기간 지연 및 재산가치 평가 문제 등은 걸림돌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공사비가 높아지고 있어 소규모 사업장은 당장 사업 추진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통합 재건축은 비용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각 단지 상황이 상이해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재준위 관계자는 “통합재건축에 대한 뚜렷한 입장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사업 방식의 차이에 따라, 일부 단지와의 통합은 어려움이 예상되나 열린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